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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829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03-17
책 소개
목차
제1부
비파형 동검 13/수레국화 14/때죽나무 아래 16/튤립 피버 17/하회에 들다 18/척, 20/모래사람처럼 21/책비 22/모르쇠 24/활짝, 펴다 25/숨 쉬어라 26/연륜 28/아직도 직녀처럼 29/우울의 삽화 30
제2부
누가 나를 놓쳤을까 33/조문국을 다녀오다 34/수금포 36/우리들의 피노키오 37/마두금 38/금관총 40/암각화 41/나방이처럼 42/투석실을 엿보다 44/비스듬하다 45/수수께끼 46/엄마를 요약하다 47/소금호수 48
제3부
저 얼룩무늬 51/고분古墳 앞에서 52/까마귀를 읽는 밤 53/모른단다 54/우울을 만져보다 55/별리 56/적막의 등 57/덫 58/세한도를 찾아서 60/백비 61/찬란 62/농부 64/봄날 65/토정에 대하여 66
제4부
모란이 왔다 69/스노우 파파 70/불안의 아홉 꼬리 72/극락을 지나왔다 73/원추리 여인숙 74/우리들의 노파 76/어떤 오독 77/별무늬로 질금 내기 78/아름다운 장례식 80/꽃다지 성당 81/모리꾼 이야기 82/숨겨주다 84/지하도시를 지나며 85/시작詩作 86
제5부
확률적으로 나는 89/오이디푸스처럼 90/호두나무 91/버드나무 스투파 92/금동신발 94/모란 95/부메랑 효과 96/더 리더 97/저녁에 발을 씻다 98/걸인 99/바이, 갠지스 100/옛날엔 돈을 형이라 했다 101/너는 원래 새였단다 102/흰죽 104
해설 김효숙(문학평론가) 105
저자소개
책속에서
적소에 뼈를 묻고 시간 밖을 떠돌다가
가파른 풍문 속을 뚜벅뚜벅 걸어 나와
푸른 깃 높이 차면서
석문을 열어젖혔다
부르튼 페이지마다 촘촘히 핀 삶의 내력
막막한 현의 연대를 세세생생 증언할 때
육탈한 어둠의 무늬가
꿈보다도 가벼웠다
땅속에 묻힌 채로 만 리 족히 보았을까
뼈에 새긴 나의 나라 드맑은 신록들과
누천년 신들의 음계,
이랑마다 뜨는 별을
― 「비파형 동검」 전문
때 거르면 죽는다고
때죽꽃이 피었다는
누군가의 시를 읽고, 참 시인들이란
어디든 찰떡 콩떡을 갖다 붙이기도 잘하지
나비의 날개 위에
코끼리를 붙여두는
대책 없는 아나키스트, 그 황홀한 무르팍에
희디흰 밥그릇 들고 다가앉는 울음으로
어느 봄 때죽나무 아래
앉아보고 알았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때는 잊지 말란 말이
허공을 총총히 딛고 꽃차례로 온다는 걸
― 「때죽나무 아래」 전문
구름과 바람의 페이지는 자주 접고
안개 속 몽상의 숲을 유령처럼 떠돌았다
그렇게 대책이 없는
완고한 아이였다, 나는
물과 나무의 시간, 그 어디쯤서 태어나
반은 물이고 반은 나무인 불가사의한 존재
그을린 수피를 뜯어
어디에든 붙여보지만
얕고 말랑한 심리학적 추론에 따르자면
태생적 불안심리의 한 패턴이었을 거라고
나의 나 그 적막을 넘어
늘 다른 곳을 바라보는
막막한 유폐의 나날들은, 그러므로 나는
소문에 두 발이 묶인 쓸쓸한 책비였다
제 생이 적소임을 잊은
한 마리 거미처럼
― 「책비」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