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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898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04-28
책 소개
목차
제1부
요요•13/사과는 사과를•14/토마토•16/스피카•18/연필의 태도•20/창살•22/모자이크•23/이재•24/캘리포니아 학교•26/페스츄리•28/묘비명•30/풍장•31/사과나무 숲•32/가좌동•34/사월•36/남극•37/물거품처럼 나는 자꾸 말을•38/그림자 일기•40/솟대•42/장마•43/백야•44
제2부
달맞이꽃•47/평범하게 육교•48/코스모스•50/모메꽃•51/침낭에 누워보기•52/숨바꼭질하는 별을 보았니?•54/시인•55/자기나무•56/개양벚꽃•58/봄날•59/지족•60/수요일의 다큐•62/교실•63/푸에르토 라피세스•64/첫눈•66/벽조목•67/스페인광장•68/와디•70/라디오•71/통영•72
제3부
밀양•75/경사로•76/구례•78/안동•79/훌륭한 식사•80/조차(潮差)•82/무동•83/독립영화•84/집시•86/무밥•87/국경의 밤•88/몽골(夢骨)•90/종이집•91/남성동(南城洞)•92/집으로 가는 길•94/사진의 힘•95/오타루•96/꽃다발•97/매물도•98
해설 장예원(문학평론가)•99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인의 산문]
내가 사는 소읍 의령 서쪽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빗방울 화석이 있다.
떨어지는 각도 같은 것.
찰나의 몸짓을 음각하는 일 같은 것.
가여운 나의 마음을 화석에 가두었다.
구석이 오랜 그의 자리였죠
먼 곳에서 소식이 왔어요 부고가 왔어요
슬퍼해야 할지 잠시 생각해 봐요
그러니까 슬퍼졌어요
우리가 아는 사이였던가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죽어요
우리는 모르는 사람 하지만,
너무 쉬워요 이별이
첫 배냇저고리 같은
죽어서 더 조용한
눈이 커다란 인형인 줄 알았어요 담벼락 아래
노란 민들레처럼
한쪽 눈은 감고 다른 쪽 눈은 떴어요
한밤중에 아버지가 사다 주신 인형도 그랬어요, 찡긋
별이 빛나는 푸른 밤에
세상의 모든 슬픔
하품을 해요
― 「요요」 전문
꿈같은 거 꾸지 말고 당신한테 가지 말고
그냥 살까 하다가도
여자는 아이를 낳고 사과는 사과를 낳고
누는 누를 낳고
아이를 낳는 동안 구름은 흩어졌고 여자는
첨탑 위의 시계처럼 늙어갔네
눈을 감았다 뜨면
사과밭의 사과는 익어가고
전선 위
참새는 떨고
노래를 잊은 기타 줄은 흔들리고
노래는 의자에서 미끄러지고
사과가 익어가는 마을에는
은하수가 내리고
사랑 같은 거 하지 말고 당신한테 가지 말고
그냥 살까 하다가도
나는 나를 낳고
누는 누를 낳고
― 「사과는 사과를」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