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난감 물어내!

1. 버그크랩만 멀쩡하면 돼
2. 멋짐 뿜뿜 버그크랩
3. 형이랑 놀고 싶어
4. 어떡하면 좋지?
5. 든든한 우리 형
6. 엄마 알면 우린 죽음
7. 이쁜이랑 형이랑 나랑
8. 도망간 이쁜이
9. 이게 바로 우리의 작전
10. 새로운 작전이 필요해

“이거 봤어? 형아. 진짜 멋지지?”
그때 정말 멋진 일이 일어났어요. 버그크랩이 계단 모서리에서 멈췄어요. 다리 여덟 개를 한 쌍씩 모아 오므리더니 모서리를 꽉 잡았어요.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요. 천천히 리모컨을 누르자 버그크랩이 모서리에 비스듬히 매달려 걷기 시작했어요. 버그크랩 광고에 나오는 장면이 바로 이거예요!
형도 신기한 듯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봤어요. 나는 형한테 리모컨을 내밀었어요.
“형도 해 봐. 엄마가 사이좋게 갖고 놀라고 했잖아.”

“와르르 와릉, 으르릉 컹컹컹!”
개가 사납게 짖자 검은 옷을 입은 아저씨가 개 앞을 막아서며 놓친 목줄을 집어 들었어요.
“이쁜아, 왜 그래? 가만히 있어!”
버그크랩은 보이지 않았어요. 분명 이리로 왔는데 어디로 갔죠? 나는 개와 개 주인을 지나쳐 뛰다가 뒤를 돌아보았어요. 둘 사이에 뭔가 놓여 있었어요.
그건 버그크랩이었어요! 찌그러진 버그크랩이요!
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어떻게 이럴 수 있죠? 나는 털썩 주저앉으며 형부터 불러 댔어요.
“형! 큰일 났어, 형!”
형이 한달음에 달려왔어요. 나는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