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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0404555
· 쪽수 : 372쪽
책 소개
목차
1부 경찰팀
1. 아이 한복을 훔친 엄마
2. 초등생을 죽인 살인마
3. 스마트저축은행
4. 빼빼로를 훔친 아빠
5. “남자 친구 찾으러 왔는데요.”
6. 한국여성노인복지회장의 꿈
7. 냉동창고 화재
2부 법조팀
8. 법정에서 만난 중학생들
9. 스폰서 검사
10. 빨갱이, 빨간 두드러기, 빨간 수포
11. 정치인 뇌물 재판
3부 탐사보도팀
12. 미국에서 만난 탈북 청년
13. 위안부를 위한 눈물
14. 북한 여공
15. 대통령의 올림머리
16. 안식 휴가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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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형사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라는 신문사 지침은 내게 큰 만족감을 주었다. 대개 5, 60대 남성인 취재원들 앞에서 20대 여성이자 초짜 기자인 내가 주눅들 필요 없다는 근거를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베테랑인 선배 기자들은 형사과에 들어설 때면 특유의 건들거리는 자세로 걸어 다니곤 했는데 나는 그게 죽어도 안 됐다. 베테랑 기자들의 모습은 꼭 치타 같았다.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굳이 속력을 내지 않고 느리게 걸을 때의 치타. ‘형님’이란 말을 뱉으면 나도 그런 치타, 아니 치타 새끼 정도는 된 듯했다.
경찰서 로비에는 전신 거울이 놓여 있었다. 하단에 ‘가원 로터리클럽’이 금색으로 적혀 있는 거울이었다. 글씨 밑으로는 봉황 날개 같은 것이 양쪽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걸 볼 때마다 ‘경찰서에 들어가는 범죄자에게 거울을 보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붙인다면 ‘속죄의 거울’이 적당할 것이다. 이날 속죄의 거울에 비친 나는 허리를 30도 숙인 채 전화기 너머 상대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죄송하다고 말하는 얼굴에는 금방 울음이 번질 것 같았다. 실제로 정말 죄송했다. 좋지 않은 일로 경찰에 입건됐는데 기자 전화까지 받는 일은 유쾌하지 않을 게 확실했다.
“이제 마무리 단계니까 너 혼자 남아서 마지막 현장 마저 취재하고 올라와. 현장검증 처음이지? 유족들 보고 눈물 날 수 있는데, 거기서 같이 우는 게 좋은 기자는 아니야. 그 모습도 꼼꼼히 취재해서 담는 게 좋은 기자야. 우느라 눈 흐리지 말고 똑똑히 봐. 모든 장면을 놓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