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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2183502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붓만 좋아하는 할아버지
배냇머리 붓
무서운 소문
꼭 필요한 물건들
돌탑, 네 개의 돌멩이
개 짖는 소리
사람 사냥꾼들
누구의 잘못인가
적을 이기려면 적을 알아라
죽어도 조선 사람
혹부리 글씨
칼을 이긴 큰 붓
참고 견디기
바래지 않는 글씨
리뷰
책속에서
운해는 형제들 중에서 글공부와 글씨 쓰기를 가장 좋아했다. 그만큼 붓 욕심, 종이 욕심, 먹 욕심, 벼루 욕심이 많았다. 특히 큰형이 ‘붓돌이’라고 별명을 지어 부를 만큼 붓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다. 아버지나 형들이 가진 좋은 붓을 보면 눈을 반짝이고 군침을 흘리니, 아까운 줄 모르고 나눠 주곤 했다.
“아버지, 두 개를 만들면 되지요. 하나는 제가 갖고요.”
운해가 막냇동생의 무성한 배냇머리를 떠올리며 주저 없이 말했다. 아버지의 말처럼 막냇동생은 머리숱이 많아 배냇머리 붓을 두 개쯤 만들어도 충분할 터였다.
“허허허허! 저런저런, 저렇다니까. 우리 운해의 붓 욕심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아버지가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안 되겠다. 준비를 해야겠다.”
아버지가 결심을 한 듯 말했다. 아버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큰형이 방을 나갔다. 이어 막쇠 아저씨가 나가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아버지도 방을 나갔다. 방 안에 운해 혼자만 덩그러니 남았다. 온갖 생각들이 운해의 머릿속을 마구 헤집고 다녔다. 그중에 혼자만 사라졌다는 외사촌 형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필요한 거는 미리 옮겨다 놨고요. 여차하면 우리 식구들은 몸만 피하면 됩니다.”
아버지의 말처럼 큰형이 아버지 대신이라는 말이 맞았다. 어느 틈에 큰형이 피난을 갈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집 안에 있는 귀중품이며 옷가지, 당장 먹을 식량까지 짐이 어마어마할 터인데 소리 소문도 없이 해 놓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