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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크렘 브륄레 그리고 입술

고양이와 크렘 브륄레 그리고 입술

스텔라 (지은이)
동아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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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크렘 브륄레 그리고 입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고양이와 크렘 브륄레 그리고 입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1568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9-02-27

책 소개

스텔라 장편소설. 정직원 전환의 꿈을 가진 잡지사 인턴사원 영서. 그녀는 유명 셰프 이홍과의 첫 단독 인터뷰를 성공해야 하는데. "셰프님이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셨는데요." "네. 뭔데요? 뭐든지 얘기하세요." "일 안 할 거면 먹고 떨어지라고요."

목차

1. 오르뒤브르는 눈물로부터 …… 7
2. 아지랑이처럼 보드라운 포타주 …… 49
3. 어리지 않아도 달콤한 베이비 립 …… 87
4. 눈물처럼 시큼한 밥빵, 사워도우 …… 133
5. 키스는 시어링처럼, 뜨겁고 새카만 …… 169
6. 맛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 …… 210
7. 허기보다 이별, 이별보다 만남 …… 250
외전. 고양이와 가터벨트 그리고 입술 …… 312

저자소개

스텔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흔한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로 쓰고 싶은 작가’ 학창시절 붐을 일으켰던 인터넷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재미삼아 '꿈꿔왔던 로맨스 스토리'를 끼적이다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글을 쓸 때에는 어둡고 슬픈 느낌 보다는 유치하더라도 밝고 행복한 것을 추구하는 편이다. 작가의 실제 성격과는 전혀 관련 없이 달달한 이야기를 쓰는 것을 좋아하고, 늘 독자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20대 여성. 출간작 <러비도비> <내 아내는 스캔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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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홍은 동시에 여러 가지를 했다. 고기를 구우면서 파스타 면을 삶고 가니시와 소스를 동시에 만들었다. 어쩌면 그는 못하는 게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아.”
눈앞에서 불꽃이 치솟자 영서의 뺨이 달아올랐다. 능숙하게 불을 다루는 이홍의 모습.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음식. 절로 치솟는 식욕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혀로 입술을 연신 더듬었다. 영서가 깨닫지도 못하는 수많은 순간 동안 그는 음식과 자신을 보는 탐욕스러운 얼굴을 확인했다.
완성된 음식과 함께 와인으로 건배를 청하며 이홍이 말했다.
“잘 먹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영서는 왜인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와인을 과하게 들이켰다. 타들어 가는 식도. 체온이 순식간에 높아졌다.
“셰프님은 안 드세요?”
“언제까지 셰프님이라고 부를 거야?”
“원하시는 호칭 있어요?”
이홍은 대답 대신 와인을 쭉 마셨다. 목젖이 무척 멋지게 움직였다. 영서의 뺨이 더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멍하니 자신을 보고 있는 그녀를 향해 그가 직접 고기를 썰어 입에 넣어 주었다.
“입 그렇게 벌리고 있으면 먹여 달라는 것 같잖아.”
영서는 이홍을 노려보면서 조심조심 스테이크를 씹었다. 입안에서 터지는 육즙, 완벽하게 시어링된 고기 겉면의 고소함. 그녀는 신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상대의 접시에 있는 것까지 모두 빼앗아 체면 따위 던져 버리고 핥아 먹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
반대로 이홍은 거의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그의 목적은 영서를 먹이고 기분 좋아진 그녀를 더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었다. 눈치채게 하고 싶지 않지만 영서는 미심쩍다는 듯 이홍을 흘끗거렸다. 내가 만드는 요리 약발이 다 떨어졌나.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잔에 와인을 더 따랐다.
“이제 입맛이 없어?”
영서가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자 이홍이 웃음기 섞인 말투로 물었다. 그녀는 그를 흘겨보았다.
“너무 자세히 쳐다보니까…… 잘 안 넘어가요.”
“흠. 그래? 시선까지 신경 쓰일 정도로 오늘 음식이 별로였나 본데.”
“그럴 리가요. 그만 쳐다보라는 뜻이잖아.”
“이제 반말하는 거야? 나쁘지 않네. 거기에 오빠라고만 붙여 준다면.”
“오빠? 됐네요. 이홍 씨.”
이홍이 마구 웃었다. 영서가 ‘오빠’라는 호칭을 넙죽 받을 거라고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그녀가 포크로 가니시를 뒤적이고 괜히 와인잔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걸 보니 더 이상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된 듯했다. 그는 잔을 내려놓고 영서의 뒤로 돌아갔다. 그녀는 움찔했지만 제지하지는 않았다.
“이 정도면 배가 좀 부른 것 같은데.”
영서의 복부를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감싸며 이홍이 귓가에서 속삭였다. 영서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짙어진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고 맞댄 시선 사이에서 천천히 불꽃이 피어났다. 이홍은 장난하듯 그녀의 입가를 핥았다. 포트와인을 졸여 만든 달콤 쌉싸래한 소스 맛이 났다.
“오랜만에 맛보는 것 같군. 이런 맛.”
“무슨 맛인데요?”
도발적으로 영서가 물었다.
“와인향과 내가 좋아하는 여자의 입술이 섞여 있어.”
영서의 눈을 들여다보며 이홍이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녀가 대담하게 요구했다.
“한 번 더 맛을 봐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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