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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억

첫 기억

아나 마리아 마투테 (지은이), 성초림 (옮긴이)
마르코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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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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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첫 기억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92667683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5-10-10

책 소개

여름 끝의 섬은 유난히 밝다. 그러나 그 밝음이야말로 잔혹하다. 낮잠(시에스타) 시간의 고요, 반들거리는 담장, 골목을 가르는 발소리, 이 모든 것이 낯익은 평화의 표정으로 다가오는 순간, 우리는 곧 알아차린다. 전쟁은 멀리에 있고, 폭력은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아나 마리아 마투테의 《첫 기억》(Primera memoria, 1959)은 그 보이지 않는 폭력의 공기 속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첫 기억》
“어른이 된다는 것, 누구의 침묵으로 가능한가”

1. 빛이 잔혹한 섬에서 시작되는 ‘첫 기억’

여름 끝의 섬은 유난히 밝다. 그러나 그 밝음이야말로 잔혹하다. 낮잠(시에스타) 시간의 고요, 반들거리는 담장, 골목을 가르는 발소리, 이 모든 것이 낯익은 평화의 표정으로 다가오는 순간, 우리는 곧 알아차린다. 전쟁은 멀리에 있고, 폭력은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아나 마리아 마투테의 《첫 기억》(Primera memoria, 1959)은 그 보이지 않는 폭력의 공기 속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이 소설은 마요르카로 암시되는 지중해의 한 섬을 배경으로, 열네 살 소녀 마티아의 시선에서 한여름의 몇 주를 기록한다.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어딘가’에 나가 있다. 소녀는 권위적이고 차가운 외할머니의 집에 들어와 규율과 체면의 언어로 움직이는 어른 세계에 둘러싸인다. 사촌 보르하는 비상한 재치와 잔혹이 한몸인 소년이고, 소작인의 아들 마누엘은 어쩌다 소녀와 마주 앉으면 몇 마디 말로 세계의 균열을 드러내는 아이이다. 섬은 작은 도시의 모형, 그 안의 큰집은 낡은 권위의 거처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어른들의 세계에 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될’ 운명이다. 펭귄 모던 클래식스는 이 작품을 “억압적 더위 속 반항하는 사춘기의 서사”라 요약한다.

2. 이 소설이 겨냥하는 전쟁 — ‘멀리 있으나 가까운’ 스페인 내전(1936–1939)
《첫 기억》의 시간은 1936년 여름 이후, 스페인 내전이 막 시작된 즈음이다. 공화국 정부(공화파, Republicanos)와 군부 반란을 중심으로 한 국가주의 세력(국민파, Nacionales)이 맞섰고, 후자는 파시스트 팔랑헤, 군주주의·보수주의 세력과 결합해 독일·이탈리아의 지원을 받았다. 전쟁은 1939년 국민파 승리로 끝났고,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1975년까지 이어졌다.

섬의 지정학도 중요하다. 마요르카는 내전 발발 직후 국민파가 장악했고, 1936년 8~9월 공화파의 상륙(소위 ‘마요르카 상륙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뒤로 섬은 국민파의 거점이 된다. ‘전쟁은 본토에서 벌어졌지만, 섬은 보이지 않는 억압과 자경의 공포가 일상으로 스며드는 공간’이 된다. 이 섬의 공기—신문과 라디오로만 들려오는 전황, 그러나 골목마다 울리는 군화 소리—가 소설의 정조를 이룬다. 위키백과

마투테는 이 ‘멀리 있으나 가까운’ 전쟁을 섬의 생활감으로 번역한다. 대로의 포화 대신 가족‧마을‧학교에 얽힌 미시 권력, 계급적 거리두기, ‘우리 편/저쪽’의 말버릇, 언제든 누군가를 밀어낼 수 있는 분위기가 아이들의 놀이와 의식에 스며든다. 스페인 내전·프랑코 체제의 검열과 폭력은 그의 세계 인식 전체를 규정했고, 마투테 문학의 핵심 주제—아이‧사춘기의 상실, 배반, 고립—는 이 시대사의 반영으로 읽힌다.

3. 초반부 인물과 무대 — 스포일러 없이 문턱을 넘어가도록
마티아는 어머니의 부재, 아버지의 부재, 두 겹의 빈자리를 안고 큰집으로 들어온다. 외할머니가 통치하는 이 집에는, 아름다움과 비밀을 함께 지닌 이모 에밀리아, 집안일을 도맡은 안토니아, 아이들을 건사하며 우스꽝스럽게 ‘치노(Chino)’라 불리는 안토니아의 아들 라우로가 산다. 보르하는 사촌이자 마티아의 그림자 같은 존재로, 교묘한 장난과 조롱으로 섬의 권력 언어를 ‘연습’한다. 소작인의 아들 마누엘은 가난과 오해의 상징 같으며, 그 존재 자체로 아이들의 세계 질서를 어긋나게 한다. 작품은 여름 방학처럼 보이는 몇 주 동안, 섬의 끝과 마을의 광장, 큰집의 식탁과 방, 바닷가와 바위 언덕을 오가며 “아이의 언어가 어른의 언어로 변하는 순간”을 잡아낸다.

초반부의 긴장은 대체로 사소한 발견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의 편지, 거짓말처럼 들리는 소문, 어른들의 은밀한 신호들. 마티아는 알고 싶지 않다고 다짐하지만, 알게 되는 순간이 뒤늦게 도착한다. 그때 마주치는 것은 ‘거짓말의 기술’이 아니라, 침묵의 책임이다. 작중의 상징물 이를테면 아이가 품고 다니는 작은 인형 같은—은 유년의 마지막 부적으로 등장하지만, 그 부적조차 현실의 빛 속에서 금세 낡는다. 이 서늘한 열림이 곧 《첫 기억》의 문턱이다.

4. 문체와 형식 — 한 소녀의 호흡으로, 두 개의 시간층을 엮다
마투테의 서술은 일관되게 1인칭이지만, 그 안에는 두 개의 시간이 공존한다. ‘그때’의 감각으로 휘몰아치듯 서술하다가, 괄호·줄표·겹화살괄호(≪ ≫) 같은 장치로 ‘지금’의 성찰이 비집고 들어온다. 그래서 독자는 종종 하나의 문장 안에서 ‘아직 모르는 나’와 ‘알아버린 나’를 동시에 듣는다. 이 형식은 읽기의 호흡을 소녀의 심장 박동에 맞춘다. 의식의 흐름이 섬의 열기와 엮이며, 독자는 문장 사이에 숨어 있는 권력의 미세한 손짓—조롱, 무시, 방관, 순응—을 감각적으로 포착한다.

5. 역사적 층위—프랑코 체제, 검열, 그리고 은유의 정치학
《첫기억》은 1959년, 프랑코 독재의 초중반에 나왔다. 소설가였던 마투테는 같은 시기에 검열의 직격탄을 여러 번 맞았다. 이를테면 초기 장편 〈반딧불이들〉(Luciernagas)은 검열로 불허되어 1955년 〈이 땅에서〉(En esta tierra)라는 제목으로 수정되고 전면 개편되어 나와야 했다. 전후 스페인 문학의 검열 양상과 그 영향은 다양한 연구·논문으로 상세히 복원되어 있으며, ‘은유와 기호화’가 당시 작가들의 공통 전략이었음이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마투테의 산문이 신화·동화·환상의 뉘앙스를 품는 이유도 바로 이 시대적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대놓고 말할 수 없었던 것을, 섬의 역사적 상흔과 일상의 편견으로 우회해 드러낸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첫 기억》은 성장소설이자 기억 정치의 교과서이다.

6. 문학사적 위치—삼부작 ‘상인들’의 문이 열리는 지점
《첫기억》은 마투테의 ‘상인들’(Los mercaderes) 삼부작의 첫 권으로, 뒤이어 《병사들은 밤에 운다》(1964), 《함정》(1969)으로 이어진다. 1959년 나달상(Premio Nadal) 수상과 더불어, 이후 반세기 넘게 스페인 전후문학의 대표 성장소설로 읽혀 왔다. 이 삼부작의 핵심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방식’과 ‘계급, 성, 이념의 균열’이 한 개인의 양심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한편 작가의 위상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투테는 1996년 스페인 왕립한림원(RAE) 회원으로 선출되어 1998년 공식 입회했고, 2010년 세르반테스상(스페인어권 최고 문학상)을 받았다. 그녀의 문학적 유산은 2025년 탄생 100주년에 맞춰 스페인 각지의 전시·특별판 출간으로 다시 확장되고 있다.

7. 한국 독자를 향한 해설 — 리스트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가정, 학교, 군대, 회사, 온라인 커뮤니티—형식은 달라도 ‘우리/저쪽’을 가르는 언어는 비슷하다. 사실과 진실 사이, 소문과 인격 사이, 안전과 양심 사이에서 인간은 늘 때를 놓치고, 그때마다 침묵이 한 사람의 삶을 기울게 만든다. 《첫 기억》은 그 고백을 한 소녀의 문장으로 들려준다. 그래서 이 소설은 1930년대 스페인의 이야기를 넘어, 오늘 한국의 시민적 감수성을 다듬는 훈련이 된다.

도시의 클래스 감각은 섬의 계급 질서와 닮아 있다. 큰집의 식탁 매너, 골목의 눈빛, 누구는 총을 들고 누구는 의심을 산다는 비공식 계급도가 일상을 재단한다. 우리는 오늘도 지역·학력·직업·젠더·혐오의 언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우는 광경을 본다. 마투테는 그 장벽 위에 앉은 아이들의 여름을 보여 준다. 비극은 거대한 사건에서만 오지 않는다. 종이에 적은 두어 줄의 문장, 나오지 않은 한마디가 누군가의 미래를 바꾸는 힘을 갖는다. 소설은 “그 한마디를 말하지 못한 자의 죄책”을 다루되, 독자를 설교하지 않는다. 문장의 온기로만 설득한다.

또한 《첫 기억》을 읽는 일은 한국어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마투테의 문장은 시와 호흡으로 전진한다. 번역자는 빠른 사건 요약 대신, 밀도 높은 감각어로 문장을 깎는다. 섬의 열기, 햇빛의 각도, 모래와 물의 온도, 식탁의 질감, 귓속에서 울리는 부끄러움의 소리까지 한국어로 옮겨졌을 때, 독자는 문장만으로도 윤리적 결정을 앞둔 마음의 떨림을 체감한다. 그것은 교양의 뻔한 교훈이 아니라, 감각의 훈련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기억을 어디에 저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현대사는 여전히 기억의 정치를 통과 중이다. 기념과 망각, 기려야 할 이름과 가려진 이름. 《첫 기억》은 거대한 기념비 대신, 아이의 여름을 선택한다. 아이의 부끄러움·침묵·두려움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 소설은 ‘거대한 서사’가 아닌 관계의 서사로 민주주의의 습관을 가르친다. 장면이 켜켜이 쌓이고, 독자는 어느새 ‘나는 무엇을 침묵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선다. 설득은 그 자리에서 완성된다.

목차

비탈길 / 6
태양의 학교 / 98
하얀 수탉 / 172
모닥불 / 236
순수의 상실과 배반:
피할 수 없는 통과 의례 / 290

저자소개

아나 마리아 마투테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2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중산층 가정에 서 태어났다. 스물두 살 되던 해인 1948년 어 린아이의 시각으로 전후 스페인 사회 분위기 를 그린 소설 『아벨 가족: Los Abel』을 발표 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내전으로 인해 어른의 세계로 내몰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 룬『첫 기억』을 1960년 발표하면서 문단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한 마투테는 1997년 『잊 혀진 왕 구두: El olvidado rey Gudu』로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2010년에는 스페인 어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세르반테 스상>을 수상했다. 2014년 88세의 나이로 바 르셀로나에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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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초림 (옮긴이)    정보 더보기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서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에서 스페인 현대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페인 어 동시통역사 및 번역가로 일하면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소설가 이순원, 김채원, 박현욱의 작품을 스페인 어로 번역했으며, 《플라테로와 나》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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