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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3005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20-02-24
책 소개
목차
8장. 휴식도 S급답게
9장. 타인의 기억
10장. 승자 없는 종말
에필로그
외전 1. 평범한 세상
외전 2. 취중진담
외전 3. 평범한 데이트
외전 4. 성공한 덕후
외전 5. 보호자의 길
외전 6. 가위바위보
외전 7. 일몰
저자소개
책속에서
세아는 올리버의 머리에 톡 손을 얹었다가 금세 거둬들였다. 올리버가 빛나는 눈으로 세아를 바라보더니 와락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더니 팔에 힘을 주어 세아의 허리를 꼭 안고, 곧 뒤돌아 종종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세아는 조금 얼떨떨한 얼굴로 머리를 쓸었다. 옆에 있던 이준이 빙긋 웃었다.
“쟤가 누구한테 저러는 거 처음 보네요.”
“그러게. 좀 안정되고 있는 것 같지?”
오늘도 역시 카일리와 리웨이는 집에 없었다. 다들 뭘 하느라 이렇게 바쁜지 모를 노릇이다. 세아는 두 팔을 위로 쭉 뻗어 올리며 오래 헤엄쳐 뻐근해진 몸을 풀었다.
그때, 이준이 세아의 양 어깨를 부드럽게 잡고 마사지했다.
“아파요?”
“아니.”
대강 고개를 저은 세아는 거실 소파로 가서 축 늘어졌다. 이준은 소파 아래 바닥에 앉아 그녀의 손바닥을 주물주물 문질러 주었다. 너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멍하게 천장만 보며 마사지를 즐기던 세아는 곧 퍼뜩 정신을 차리고 손을 뺐다.
“됐어. 아픈 건 아니야.”
실제로 몸은 그리 피로하지 않았다. 이것보다 훨씬 더 격렬한 전투를 치르고도 멀쩡했는데, 이 정도로 지칠 리가 없다. 이준은 웃는 얼굴로 누운 세아를 보더니 다시 그녀의 손을 쥐었다.
“손잡고 싶어서 그래요.”
“…….”
이렇게 말하면 대답할 말이 없다. 세아는 그냥 침묵을 지키며 살짝 눈을 감았다. 기분 좋은 압박감과 따뜻한 체온이 규칙적으로 전해졌다.
세아는 나른한 숨을 내쉬며 간만의 감각을 느꼈다. 히든 퀘스트를 받기 전에는 마사지도 자주 즐기고 휴양지로 놀러 가기도 하며 인생을 즐겼는데, 그 기억도 어렴풋이 떠올랐다.
이준의 목소리가 들린 건 그때였다.
“누나.”
“으응.”
세아는 잠결인지 아닌지 모를 소리로 대꾸했다. 이준은 세아의 손과 손목, 팔까지 부드럽게 주무르고 문지르다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자요?”
“음…….”
잠들 수 있을 것도 같고. 세아는 굳이 그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이준의 목소리와 온기가 마치 자장가처럼 느껴졌다. 낮고 침착한 음성이 세아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우리, 무슨 사이인가요?”
세아는 숨을 부드럽게 내쉬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