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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3162315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2-01-15
책 소개
목차
- 1부 양자 Yangja
- 2부 동민 Dongmin
- 3부 에러 Error
- 4부 리부팅 Rebooting
-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박양자의 남편, 정이수가 정요로 돌아왔다. 죽은 지 28년 만에.
정이수가 양자를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올 때마다 양자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려는 다리를 정신력으로 붙들었다. 손님들이 와 있는 곳에서 비명을 지르거나 도망갈 수는 없었다.
그녀의 낯빛은 걷잡을 수 없는 경악과 두려움에서 서서히 그리움과 슬픔, 마지막에 안도로 이어졌다. 곧 양자는 떨어지지 않는 발을 움직여 남편의 가냘픈 품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난 푸른 하늘 아래로 온통 초록색인 여름 한복판, 두 남녀의 극적인 상봉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전율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 누구도 두 사람 앞에서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침묵을 깬 건 정이수였다.
“나 보고 싶었어?”
하나도 변하지 않은 남편의 음성을 듣자 양자는 뱃속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양 울렁거렸다.
(p.27~28)
“권총 챙겨서 삼십 분 뒤에 주차장 앞에서 만나요.”
양자의 불길한 대답에 선묵의 눈에 남아 있던 잠이 다 달아났다. 양자를 빤히 쳐다보던 그의 목소리가 진중해졌다.
“무슨 일 있습니까?”
“앞으로 생길 거예요.”
선묵은 잠시 머뭇거리다 신발을 신었다. 양자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양자도 옷을 갈아입기 위해 일어섰다.
마이클만 개입하지 않는다면 최선묵은 쓸모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내 편이 필요했다.
정확히 삼십 분 뒤 여름 정장을 걸친 선묵이 양자를 데리러 왔다. 그는 차고까지 천안댁의 동선을 피해 안내하고는 차 뒷좌석의 문을 열어 그녀가 타도록 했다.
“다 챙겼나요?”
선묵은 대답 대신 정장 안쪽을 슬쩍 열어 권총집을 보여줬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당황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깍듯하게 몸을 숙이는 선묵, 알렉시오를 보며 양자는 자신이 마치 사이비 교주라도 된 기분을 느꼈다. 선묵은 양자를 늘 그런 기분이 되도록 만들어줬다. 마치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그런 기분.
“정음동 성당으로 갑니다.”
“네?”
선묵은 잘못 들었다는 투로 되물었다.
“정음성당요?”
“네.”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보았지만, 양자는 애써 무시했다.
“8월 23일 자정이 되는 시간까지 절 지켜주세요. 자세한 건 묻지 말아요. 어차피 이해 못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