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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차리다, 당신을 떠올리곤 해

밥상을 차리다, 당신을 떠올리곤 해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는다)

강현욱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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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차리다, 당신을 떠올리곤 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밥상을 차리다, 당신을 떠올리곤 해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는다)
· 분류 : 국내도서 > 자기계발 > 행복론
· ISBN : 9791164803903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5-04-26

책 소개

금빛 햇살이 봄을 다시 초대한다. 농부에게 있어 봄은 다시 시작하는 계절, 다시 태어남의 계절, 사계의 순환이 시초로 되돌아오는 계절. 그래서 서툴고 어설프지만, 몸과 마음이 분주하게 떠오르는 계절이다. 조금은 바쁜 계절이지만,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어리석은 나에게 그저 부드러운 침묵의 언어와 온화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린다.

목차

Prologue
호박잎에 싼, 차마 하지 못한 말들

01.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쓰고 싶었다 _ 냉이 된장국
02. 불안이 말을 걸어올 때 _ 양념 더덕구이
03. 우리, 괴물이 되지는 말아요 _ 곤드레 무밥
04. 술은 익어가고, 매화꽃은 흐드러지고 _ 매실 담금주
05.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는다 _ 들깨 쑥 된장국
06. 망각의 두려움이 몰려올 때 _ 케일 머위 강된장 쌈밥
07. 때로는 느리게, 가끔은 멈추고서 _ 깻잎 토마토 스파게티
08. 심장이 찢긴 어느 날 _ 오이 냉국과 오이소박이
09. 모든 밤은 당신의 낮을 응원한다 _ 옥수수밥과 된장찌개
10. 발 닿는 곳에 삶은 다시 피고 _ 김치찌개와 호박잎 쌈
11. 헤아릴 수 없이 소중한 당신 _ 둥근 호박 들깨 칼국수
12. 부지런히 겨울을 입는다 _ 배추겉절이와 수육
13. 지금도 괜찮으니, 살아가요 _ 쌀 떡국
14. 별은 부단히도 밤하늘을 밝힌다 _ 소고기 우거짓국
15. 새벽은 아직 오지 않았다 _ 소고기 미역국
16. 억척스레 너를 지어먹는다 _ 해물 부추전
17. 어디선가 혼자 밥을 먹고 있을 당신들에게 _ 곰취 무침
18. 나를 울게 하소서_ 딸기잼과 비빔국수
19. 실패한 사랑은 없습니다 _ 목살 장작 구이

Epilogue
참으로 다행이다

저자소개

강현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책을 읽으며 글을 쓰는 40대 남성. 휴일에는 시골에서 나무를 가꾸며 산책하는 일을 좋아함. 40대의 늦은 나이에도 ‘시골의 글 쓰는 책방 할아버지’라는 꿈이 생겨 누군가의 마음을 보듬고,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순수문학을 하고 싶어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현재 글쓰기를 배우는 학생이기도 함. 이 외의 저서로는 동네책방을 답사하며 쓴「살짜쿵 책방러」가 있음. 브런치스토리 주소| brunch.co.kr/@kanghyunwook (작가명) 시골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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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프롤로그

호박잎에 싼, 차마 하지 못한 말들

‘나는 먹고, 쓰고, 삶을 살았다.’
「나의 노트 중.」

연둣빛이 연일 따사롭다. 찬연한 금빛 햇살이 봄을 다시 초대한다. 농부에게 있어 봄은 다시 시작하는 계절, 다시 태어남의 계절, 사계의 순환이 시초로 되돌아오는 계절. 그래서 서툴고 어설프지만, 몸과 마음이 분주하게 떠오르는 계절이다. 조금은 바쁜 계절이지만,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어리석은 나에게 그저 부드러운 침묵의 언어와 온화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린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내려앉은 나무들의 마른 가지에는 순한 연둣빛들이 방울방울 다시 매달린다. 잘린 그루터기에는 자그마한 새순이 돋아나 아무것도 없는 듯한 허공을 향해 손을 뻗는다. 맑은 물방울이 희석된, 풀냄새 가득한 공기를 차분하게 마시고 천천히 내어 쉰다. 나는 살아있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검푸른 호수를 떠다니는 봄빛 윤슬이 어떤 잠언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기억, 그리움, 인연, 영원... 투명한 언어들이 반짝이며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다.
마침내 계절은 더 나은 방향으로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해가 바뀌고서 좋아하는 복숭아나무를 조금 더 심어보려 읍내에 있는 농원에 다녀왔다. 작년에는 가꿔보지 못한 도톰한 호박 씨앗도 잘 추려서 흙으로 돌려보냈으니, 올해는 보슬보슬한 호박잎에 하얀 김이 실핏줄처럼 일어서는 쌀밥 한술 얹어, 그립던 누군가와 마주 앉아 웃을 수 있기를 고대해 보기도 한다. 여전히 차갑지만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시골길을 걷는 일도 빠뜨리지 않는다. 시골길을 걷는 일은 나를 어떠한 얼룩도 없이 맑아지게 하는 듯하다. 한밤이 길을 지운 듯한 들녘을 걷는 일은 이젠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이 되었다. 내가 걷는 발아래에 지워진 길을 다시 놓아주듯 까만 밤하늘의 잔별들이 무수히도 불을 밝힌다. 별빛들이 나의 지나온 계절을 말해주는 것만 같다. 반짝거리며 나를 채워준, 앞으로도 나를 채워줄 기억들. 차마 말로 다할 수 없어 별이 된 마음들. 그리고 이를 눌러 담아 쓴 애틋한 문장들.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그리 야속하지만은 않다.

낮과 밤의 온도는 여전히 서로를 멀리 두고서 바라본다.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에는 일터에도 많은 일이 산재한다. 일터의 일들과 시골의 일, 그리고 책 읽기와 글쓰기. 나를 맡겨야 하는 수많은 일들에 결국 나는 몸살을 앓고야 말았다. 고단한 몸과 지친 마음을 달래보려, 뒷산에서 얻어온 봄 향기 가득한 쑥을 넣어 말간 소고기 죽을 끓여 먹어야 했다. 매섭고 황막했던 나의 속 뜰이 시골의 봄 내음으로 채워지고, 사나운 불길이 사그라들 듯 몸살은 그렇게 누그러졌다. 텅 빈 혈관과 흐물거리는 근육과 연약한 뼈를 지나 마음까지도 무해한 것들로 채워지는 것만 같았다. 몸 안 가득 번져가는 순수한 자연의 향기는 사랑하는 사람의 살갗처럼 언제나 따듯하고 부드럽다.
건너편에 사시는 할아버지께서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두릅을 데쳐 가져다주신다. ‘몸은 좀 괜찮나?’ 두릅 새순은 자식도 안 주는 거라며, 의기양양 해하신다.
고마운 일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별것도 아닌 일이라고 누군가는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죽음 앞에서도 떠올릴 수 있는 일들은 아마도 이런 자그마한 기억들뿐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그저 안부를 묻는 것뿐이지만, 겨우 그거 하나뿐이지만, 주저앉아 웅크리고 있는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일은 사실 그거 하나면 충분한 게 아닐까.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누군가의 마음을 말없이 데워주는 일도, 허기를 달래는 밥 한 끼 내어주는 일과 다르지 않은 듯하다. 불현듯, 내 시절의 무렵에 걸쳐져 있던 많은 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그 순간 나는 그들의 표정을 하늘에 그리며 생각에 잠긴다.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는 말을 해주고도 싶었던가.
당신 편이라는 듯 조건 없는 미소를 보여주고도 싶었던가.
그저 괜찮다는 듯 안아주고도 싶었던가.’

툭, 하고 처절하게 떨어져 내린 검붉은 동백꽃처럼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이 고개를 치들고서 나를 빤히 올려다본다. 차마 하지 못한 말들, 용기가 없어 꺼내다가 말고, 다시 깊숙한 곳으로 넣어버린 마음들. 더 늦기 전에, 더 멀어지기 전에, 검붉은 동백꽃처럼 나 또한 기어이 떨어져 내리겠다는 어떤 다짐 같은 것이 밀려온다.

시골에서 자연이 너그럽게 내어주는 위로와 기쁨의 언어들이 나를 존립하게 했고, 이어가는 문장들을 따라 앞을 바라보며 보행할 수 있었다. 마음 안의 소롯한 길을 걸어보게 하는 건 자연이었고, 나를 인도하는 건 글이었다. 나는 그 안에서 글 쓰는 책방 할아버지라는 꿈을 품고서, 차근차근 자명한 법칙처럼 느리지만 삶을 걸어간다. 떨어져 내리더라도 다시 굳건하게 꽃을 피울 수 있을 듯한 단단한 확신이 그만큼 내가 딛고 서 있는 희망이라는 것을 굳건하게 해주는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거친 손안에 꼭 쥔 것들을 나무 그릇에 가득 담아, 이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전하고도 싶어진다.
나도 아팠으며 당신도 아프지만, 내가 그러했듯 당신도 이젠 괜찮다고.

마음을 치유하며, 글을 쓰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다 보니, 그동안 수확한 과실을 제대로 맛본 적이 없었다. 짙푸른 입술로 가져가 보지 못했던 자연에서 내어주는 건강함을 이제는 조금은 더 느긋하게 음미하며, 삶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포용과 해독, 그리고 사랑의 용기라는 꽃말을 가진 호박잎에 차마 하지 못한 침묵의 말들을 쓰며, 맛과 말을 건네고 삼켜보고 싶다. 비록 소소한 위로들뿐일지라도 그것조차 없는 삶보다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믿음이 내 안에 가득하다.
아니, 어쩌면 우리의 가차 없는 삶을 이루는 건, 소소한 위로들이 전부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일어선다. 참혹했던 겨울을 묵묵하게 견뎌준 파릇한 시금치가 무척이나 잘 자랐기에, 마을 할아버지들께 조금 나누어 드리고, 시금치를 참기름에 무쳐본다. 시금치를 무치면서 금이 간 나와 누군가의 마음을 떠올리며, 울음을 삼킬지도 모르겠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이 먹고, 쓰며, 살아가는 일들뿐이지만, 누군가를 위해, 또 나를 위해 문장을 지으며, 따뜻한 밥을 안치는 일은 어쩌면 사랑의 모습 중 하나일 것이다.
이것 외에는 사랑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사실 지금도 알지 못한다.

하얀 달빛이 시골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투명한 바람이 쓰다듬는 호수의 잔물결은 고요하다. 밥 짓는 냄새가 마을 여기저기에 고요히 누웠다. 평온함에 냄새가 있다면 아마도 이를 닮았을 것이다.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한 나의 자그마한 마음. 그 마음을 담아 소박하지만, 밥상을 차린다.

항상, 강건하길 바란다는 수줍은 그 마음이 당신에게 가 닿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5년 03일 01일

시골 서재에서 저자 강 현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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