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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5120511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2-04-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조선의사(朝鮮義士) 넌개 · 15
별옴둑가지소리 · 30
안갚음 · 32
새 · 34
너, 자유여 ― · 35
돌팔이 · 36
눈 가리고 아웅 · 38
서낭나무 · 40
별 하나 · 41
죽어라 안 죽는 다까끼 · 42
냉이 · 44
비 오는 날 · 45
다시 그리운 남쪽에서 · 46
흉터 · 47
머잖아 · 48
푸른 강에 부쳐 · 49
어떤 날 · 51
그믐초승 · 52
그 섬을 등지며 · 54
379GP · 56
2부
저녁이 있는 삶 · 65
코스모스 필 무렵 · 66
거스름돈 · 68
살림살이 · 70
담배 · 71
메시아를 기다리며 · 76
그릇 · 78
겨우살이 · 80
박명(薄明) · 81
산 길 · 82
새삶자리 · 83
꽃덤불 · 85
나무 그리고 산 · 87
지금 · 88
눈 · 89
씨는 꿈을 품고 기다리것다 · 90
달아 달아 밝은 달아 · 92
난에프염 · 93
전나온야그 · 95
3부
불새 · 99
백란축사(白蘭祝辭) · 100
설꽃 · 102
자두연두기(煮豆燃豆萁) · 103
노리 · 105
대한미국 딴짓별곡 · 107
무애(無㝵) · 115
똥 · 117
시속 80km/h로 달려야 할 의무를 어마어마하게 어긋친 수레 달구지가 다다익선(多多益善) 작란(作亂) 아니게 많이 밀린 88번 도로에서 1999년 7의 달 기쓰고 방음벽을 넘다 비비 꼬인 덩굴식물의 몸서리 · 123
수박타령 · 125
또 죽음 하나 · 127
죽음 하나 · 129
옹녀에게 강쇠가 띄우는 노래 · 130
지양(止揚) 모를 변증법(辨證法) · 132
바담바람풍 · 134
동주에게 · 137
빵점짜리 양아치 · 141
삼등열차 · 145
20세기의 꿈 · 146
인연 · 148
4부
그리운 남쪽 1 · 151
그리운 남쪽 2 · 152
그리운 남쪽 3 · 153
그리운 남쪽 4 · 155
그리운 남쪽 5 · 156
그리운 남쪽 6 · 157
그리운 남쪽 7 · 158
그리운 남쪽 8 · 159
그리운 남쪽 9 · 160
그리운 남쪽 10 · 161
그리운 남쪽 11 · 162
그리운 남쪽 12 · 163
그리운 남쪽 13 · 165
그리운 남쪽 14 · 168
그리운 남쪽 15 · 169
해설 시의 기세 그리고 시인의 순정 / 김병호 · 170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리운 남쪽 4
널 꿈꾸지 않아 오월은 서른 날을 하루같이 잠도 들 수 없었어 땅이란 땅은 비님 오셔도 젖지 않고, 식은땀 눅눅한 잠자리마다 성마른 선잠 성가신지라, 가시 박힌 풋사랑 시에 가위눌려 기특한 생각 하나 못 담고, 가까스로 너 핏빛 응어리진 울음만 씁쓸하게 따라 마셨어 잔에 담긴 울음은 맑아 넌 한 줌 차라리 물컹한 날빛이었어 이슬아침 달맞이꽃이 달을 버리듯 내게서 너는 스러지고, 햇무리 사무친 하얗고 눈부신 두붓살을 설컹설컹 씹으면, 재빠르게 덮쳐오는 가슴 떨림 또렷한 그 서른 날 희디흰 햇살, 외침은 꼿꼿해서 하늘 끄트머리까지 홀로 닿건만, 눈물 어리는 유리창에 갇혀 난 혀 짧은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어 가슴 안팎 마침내 땅거미가 걷히고, 별빛 한 무리 부우옇게 어둠을 허물면서 무너지듯 어슴새벽이 오고, 온 새벽에 이끌리듯 다시 네가 오고 있었지만, 아아, 휘청거리다시피 기어코 네가 오고 말았지만, 너무 하얀 네가 무서운데도 난 달아나지 않았어 술잔 그뜩 널 따라 마시느라 난 뒷걸음조차 칠 수 없었어
그리운, 그립기만 한 남쪽이여
[대표시]
동주에게
윤형
오래도록 부끄럼 잊었더니
해거름 무렵 실비에 젖고 말았습니다
깡마른 서른 살은 땟자국 한 점 말끔히 못 지우고
게으른 나이만큼 헛산 몸뚱이에선
맑은 기침이 떠나질 않습니다
윤형
삶에 치이느라 야위고 망가진 얼굴이
솔깃한 적조차 한번 없어
떨쳐 참말 오래 보지 아니하려 애쓰던 거울이라
마주칠세라 두려워
짐짓 두 눈 질끈 감고 지냈습니다
윤형
구름 두께 검은 하늘에 숨은 별빛은
바람에 스치는지 마는지
눈길 안팎 영돌긴커녕 더러 반짝이지도 않습니다
말마따나 언덕 위에 이름 석 자 자랑처럼
온갖 자잘한 풀이 우거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맑은 소주로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젊은 피 맑은 피 따로
더는 흐르질 않고
마른 울음 마른 어둠부터 안개비처럼 적시는 하늘인지라
이즘 따라 별 헤는 밤조차
분에 아니 찰세라 선뜻 감을 못 낸답니다
윤형
모가지 끈덕진 요놈 해골바가지
셋만 깨뜨리면 해방감인데
파랗게 녹슨 거울 속
부끄러운 별짜리 골통한테만 빵깐살이 본때 족치면
저까짓 딴꾼 졸때기 얼씬대는
비나리까지만 냅다 박차면 가슴 후련할 텐데
이제도 그림자 끈덕지게 비출 무언가 적지 않아선가
멀찌감치 거울 앞을 서성대곤 합니다
누군가랑은 적이 닮은꼴로 살고파
별 하나에 시를 헤고 이름을 붙이자던 여느 겨울밤
언제적 잔다리밟기냐며
총부리 거꾸로 겨눈 군홧발 작신
몸소 별 다느라 우격다짐
나라마저 훔친 도둑놈들 얘기랍니다
물 빠진 놈 보따리 돌라방친 도둑놈
뺨 못 때려 서운한 푸념일까 갑갑합니다
입비뚤이 달콤한 거짓 가득
내 너절한 마음 한구석엔 여태
가시다 말아 미처 얼렁뚱땅
쓰레기 썩은 노래로 너더분합니다
번듯하게 씻을 뾰족수만 있다면야
바득바득 지우고 싶습니다
예수를 죽이고도 뻔뻔한 멍텅구리라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옳는데
골백번 뉘우쳐야 가까스로 살판인데
고꾸라질 듯 몸서리쳐도
사뭇 가슴 뜨거운 눈물은 쉬 솟지를 않습니다
그만요 윤형
달이 밝고 구름 흐르는 우물 깊숙이
그제나 이제나 파아란 바람이 불건만
나한테서 떠나는 피냄새는
바닥바닥 긁은들 쥐똥만큼도 아니 남았더랍니다
얼마큼 성가시단 핑계 김에
더는 혁명을 꿈꾸지 않겠노라
붓대 던져 무릎 꺾고 만 이 삶이
저녁이 있는 삶
가난은 가난끼리 욱지른다
느루 달무리 젖는 한밤
콩나물시루 마을버스엔 오종종
저마다 한걱정 게슴츠레
싹 다 모른 체 눈감는다
쓸모 끝장 지친것 한살이
파김치처럼 절어
언덕바지 오른대야 탈탈이
대물림 반지하방엔 돈걱정이 겅성드뭇하다
이마빡엔 주름살 가뜩한데
오늘따라 서늘한 구들
무르팍이 시리다
일없다
밝도록
이 저녁 비가 오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