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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숨의 약속

물숨의 약속

이명진 (지은이)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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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숨의 약속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물숨의 약속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5120771
· 쪽수 : 226쪽
· 출판일 : 2023-10-31

책 소개

1997년 『해동문학』 여름호에 수필, 2011년 『수필과비평』에 평론으로 등단하고 다수의 수필집과 평론집을 출간하여 경기도문학상, 풀꽃수필문학상, 일신수필문학상, 신곡문학상 본상, 성남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한 이명진 작가가 제주 정착 5년간의 단상을 담은 『물숨의 약속』을 선보인다.

목차

책을 펴내며 | 햇살과 이야기, 온정을 모은 제주살이 · 4

제1장 | 제주 할망 손으로 깁다
마음을 씻는 목욕탕 · 15
바다는 수평선을 뽐냈다 · 20
제주 할망 손으로 깁다 · 25
억새 마음 소리로 울다 · 30
꺾인 건 고사리가 아니라 내 마음이었네 · 35
오르다 · 39
낭만을 유혹하다 · 44
신천항으로 꽃 보러 올레? · 49
용궁 올레에 머물다 · 54

제2장 | 물숨의 약속
물숨의 약속 · 61
가파도에 핀 사랑 그림자 · 66
고사리헌터(Hunter) · 71
그리움을 버리다 · 76
돌담 너머 · 81
제주 너머를 모르쿠다 · 84
다랑쉬오름 · 88
바당 따라 올레 걷기 · 93
소금막 해변에서 · 98

제3장 | 술꽃 연가
복수초 편지 · 105
따스한 흔적 · 110
술꽃 연가 · 114
꽃의 계곡에 빠지다 · 119
결빙도 사랑이라면 · 124
길에서 길을 묻다 · 128
수선화가 피었습니다 · 133
캠핑은 자유다 · 137

제4장 | 유령 바이러스
남해 룽다 소리 · 143
빛은 빛으로 남아 · 147
유령 바이러스 · 152
사랑이라 더 애잔하다 · 156
빛을 품다 · 160
사라진 봄날 · 165
작고 아름다운 이야기 · 169
맑은 인연 · 174
타향살이 몇 해던가 · 180

제5장 | 환생을 들려주는 바람 소리
월동 김치 칸타빌레 · 187
환생을 들려주는 바람 소리 · 192
살아 있는 순간 · 200
위험한 착각 · 205
내 마음을 챙기다 · 209
그 여자가 사는 법 · 214
서로 이웃 · 218
모국어가 뭐예요? · 222

저자소개

이명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 이명숙. 1960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하였다.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논문 ‘법정 수필 연구’로 석사 수료하였다. 1997년 『해동문학』 여름호에 수필 「잃어버린 고향」으로, 2011년 『수필과비평』에 평론 「법정수필연구」로 등단하였다. 그동안 수필집 『창밖의 지붕』, 『탈출기』, 『물색없는 사랑』, 『디아 띄우기』와 개인 논문집 『법정 수필 연구』, 평론집 『수필로 말하기』를 출간했다. 한국 예총 성남지부 예술공로상 및 성남시장 표창장(제2580호)과 성남문학상 본상, 경기도문학상, 풀꽃수필문학상, 일신수필문학상, 신곡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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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잠수부와 스쿠버다이버들이 활개치는 AI시대에 오로지 오리발과 물안경과 테왁에만 의지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확이 저조할 듯싶은 작업 방식은 해산물의 씨를 말리지 않기 위해 예부터 묵언으로 이어온 약속이었다. 학교에 다니지 못했어도 다음 세대들을 위해 바다를 지켜온 순수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멋진 잠수복과 훌륭한 잠수 장비를 그녀들이 갖출 줄 몰라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만큼 건져 올리던 작업량이 생태계를 보존하고 내일을 기약하는 행동으로 지켜졌다. 일천 년 세월 동안 가족 생계를 책임지며 가사를 감당해온 저력이 바로 이런 배려심 때문이었을까. 자라나는 후손을 위해 자연환경에 순응하며 살아온 순박함이 울컥 가슴을 때렸다.
오랜 세월 그녀들은 할머니의 할머니, 어머니의 어머니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바다를 사랑한 죄밖에 없다. 날마다 잠수병에 시달리며, 현재를 지키고 아주 먼 미래를 위해 문명의 이기를 무관심하게 참아온 삶이 아름답게 빛나야 하지 않을까.
― 「물숨의 약속」 중에서


“어머니는 예쁜 치매에 걸리셨어요.”
얼마 전 불혹을 훌쩍 넘긴 할망 딸은 하루에도 몇 번씩 할머니의 바늘귀를 꿰어주는 내게 푸념 아닌 넋두리를 쏟아냈다. 잠도 주무시지 않고 앞치마만 만들던 그녀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딸의 얼굴을 깜박깜박하는 일은 다반사가 되었다. 손주손녀 얼굴도 이름도 잊어버렸다. 하지만 바다에 묻힌 남편 얼굴과 이름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벽에 걸린 아버지의 사진과 이야기 나누는 엄마를 발견하고 놀란 딸은 병원을 찾아갔다. 자식조차 ‘예쁜 치매’라고 말하던 할망의 증세는 바느질거리만 잡으면 꼼짝 않고 앉아 시간을 보냈다. 바느질에 집중하느라 밖에 나가는 일도, 길 잃을 일도, 주방에서 사고칠 일도 없었다. 그런 엄마에게 딸은 볼 일이 있거나 물질을 나갈 때면 바느질감을 잔뜩 안겨주고 나간다고 했다. 할망은 딸이 들어올 때까지 힘든 줄 모른 채 앞치마만 만들었다. 눈이 침침해 보이지 않아도, 귀가 어두워 들리지 않아도, 손가락이 닳아 있어도, 앞치마 만드는 일에 싫증을 내지 않았다.
― 「제주 할망 손으로 깁다」 중에서


순비기나무란 독특한 이름은 ‘숨비소리’에서 붙여졌다. 숨비소리는 물질하던 해녀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허파에 압축됐던 공기를 입 밖으로 뱉어낼 때 나오는 깊은 숨소리 아니던가. 제주 바당을 따라 걷다보면, 순비기나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메마른 모래밭에서 소금기 섞인 바람과 거친 태풍을 맞으며 꿋꿋하게 뿌리내리고 번식하는 모습이 해녀들의 강인한 생활력을 닮았다. 그래서일까. ‘그리움’이란 꽃말을 지닌 순비기나무는 ‘숨베기낭’, ‘숨비기낭’이라 불리며 해녀들에게 고마운 식물로 알려져왔다. 특별한 약재를 구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민간요법이야말로 요긴한 비상약품이 아니었을까.
“야가 두통 치료는 즉방인데, 그리움은 치료해주지 않아야.”
칠순이 된 그녀 입에서 ‘그리움’이란 단어가 튀어나오자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순간, 언뜻언뜻 알아챘던 그녀의 과거가 떠올라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조심조심 장단 맞춰주고, 이야기에 추임새를 넣어주며, 한풀이 같은 하소연을 들었다.
― 「그리움을 버리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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