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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66051470
· 쪽수 : 904쪽
· 출판일 : 2021-01-28
책 소개
목차
나래아 - 상, 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정말 닮았잖아. 착각할 만한데….”
탕-, 은빛 쇳덩이가 청아한 소릴 내며 닫혔다. 빛도 사라졌다.
“부희는 어디 있지?”
운우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이런 곳에서, 처음 보는 남자 입에서 어머니 이름이 나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운우는 엉겨 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그 손을 꽈악 움켜쥐었다. 입 안이 말랐다.
“…그게 누구요?”
“네 어미잖아. 태명은 나래아, 태어난 이후엔 부희라 불렸고, 지금은 뭐라고 부르지?”
운우의 허벅지에 구멍이 날 때보다 더한 충격이었다. <나래아 이야기>는 어머니가 늘 자기 전에 들려주었던 전래 동화였다. 어머니와 운우만의 비밀이었다. 그런데 그것까지 어떻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부디 이 어둠이 당황한 표정을 감춰 주기만을 빌었다.
“헌데 내 머릿속에만 있는 돈이니 전부 다 내 돈 아니오? 내가 내 돈으로 개밥을 사 주든, 강에 뿌리든 황자가 관여할 바 아니잖소. 앞으로 남의 생각을 그리 무례하게 비웃을 거면 아무것도 안 물어봤으면 좋겠소. 어차피 서로 처지가 다르니 황자와는 이런 실랑이하고 싶지 않단 말이오.”
“그럼 나와 하고 싶은 건 뭐야.”
갑작스러운 정적이 찾아왔다. 운우는 입에 고인 침을 삼키며 역류하는 심장 소리를 눌렀다. 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애원하는 관계였기에 그와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건 상상해 보지 않았다. 이도는 중얼거렸다.
“너는 거리의 개한테도 너그러우면서 나에게만 눈꼬리를 세우는군.”
물러났던 목소리가 기습했다.
“그래서 내가 너한테 맥을 못 추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