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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7391421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목차
만물의 영장 어흥이 7
호랑이 형님과 아우 37
갓생 어흥이 65
좋아요가 싫어요 99
거울과 이야기 111
책속에서
어흥이는 라면을 상자째 쌓아 놓고 커다란 솥뚜껑에 라면 물을 올렸어요.
‘가볍게 일단 라면 열 개만 끓여 볼까?’
어흥이는 다른 유튜버들처럼 라면 봉지를 양옆으로 당겨 열 었어요. 아직은 손가락 사용이 어색하지만 그래도 역시 사람의 손은 호랑이의 앞발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정교했어 요. 호랑이일 때는 라면 봉지를 이빨로 물어서 뜯었거든요. 스 프 봉지는 거의 짓이기듯 뜯었었고요.튀어 재채기를 얼마나 해댔었는지. 구독자들은 어흥이가 라면 스프를 뜯을 때마다 라면 스프 참사라며 재미있어했지요. 후훗. 이제 다 옛날이야기예요.
어흥이는 우아하게 스프 봉지를 뜯어 끓는 물에 탈탈 털어넣었어요.
어흥이가 사람이 되고 난 뒤에 부쩍 외모 비하 댓글이 많아 졌어요. 다른 인기 있는 유튜버들을 찾아 생김새를 자세히 뜯 어봤어요. 눈두덩이에 줄이 가있고 코는 좁으면서 살짝 튀어 나왔고 이빨은 작고 하얘서 병약해 보였어요. 하나같이 예쁘다는 사람들은 어흥이 보기에는 조잡해 보였어요. 하지만 자꾸 못생겼단 댓글을 보다 보니 자신의 외모에 대한 의심이 생겼어요.
먹방은 먹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었어요. 좀 더 아름답게 먹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식기가 필요하고, 아름다운 식기가 돋보이려면 아름다운 식탁이 필요하고, 아름다운 식탁이 제
대로 빛을 발하려면 아름다운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공간을 완성하려면 조명과 음악이 필요하고요.
그뿐인가요? 먹방에서는 누가 먹느냐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짐승 같은 어흥이가 먹느냐 우아한 어흥이가 먹느냐는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달라 보 이죠. 어흥이는 이제 메이크업도 하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고급스러운 구두를 신고 네일아트도 했어요. 완벽하게 우아 한 사람이 되었어요. 어흥이는 고급 커튼과 벽지와 가구로 방도 꾸몄어요. 예쁜 옷, 화장품, 신발, 가방 갖고 싶은 건 끝없 이 늘어났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쉽게 가질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