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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7525802
· 쪽수 : 122쪽
· 출판일 : 2025-02-05
책 소개
목차
안녕? 나는 종이 인형 ‘책이야’
두근두근 고물상 탈출기
도로 위에서 만난 꼬맹이
상상의 친구는 필요 없어!
스핑크스를 피해 상상의 책방으로
다시 만난 민지와 책방 친구들
밤이 되면 상상의 책방은
책 캐릭터들의 놀이터
스핑크스 군단과의 한판 승부
잔인해 마왕의 잔인한 음모
우당탕탕 책방 습격 사건
영원한 영웅이자 아이들의 친구로!
리뷰
책속에서
“재활용할 만한 물건들은 다 꺼냈군.”
아저씨는 손수레에 실린 재활용품들을 지그시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혼잣말했다.
‘멈춰, 기다려! 나도 데려가. 제발 날 나가게 해 달라고!’
책이야는 있는 힘을 다해 외쳤다.
하지만 아저씨의 귀에는 책이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은 모양이다. 아저씨는 창고를 한 번 쓱 훑어보고는 그냥 문을 닫으려 했다.
‘이러다 계속 갇혀 있겠어.’
책이야는 책상 위의 지구본을 발로 확 밀쳐 버렸다.
“챙그랑, 챙챙, 챙!”
문을 닫으려던 아저씨가 깜짝 놀라서 중얼거렸다.
“뭔 소리지? 혹시 귀, 귀신?”
깜짝 놀란 아저씨는 조금 무서웠지만 지구본을 줍기 위해 창고 안으로 다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재빨리 지구본을 제자리에 올려놓던 아저씨의 눈에, 책상에 놓인 분실물 보관함이 들어왔다.
눈치가 빠른 책이야는 지구본을 차지 않은 척, 분실물 보관함에 놓인 만들기 책의 표지에 ‘척!’ 붙어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이 이상한 책은 백지가 꽤 남았네? 애들한테 주면 좋아하면서 계속 이야기를 만들겠는걸.”
아저씨는 혼잣말하며 만들기 책을 손수레에 올려놓았다.
“넌 세상이 바뀐 것도 몰라? 순순히 이리 와. 내려와서 우리랑 아이들을 지배하자. 정말 신나는 모험이지?”
캥캥이도 펄쩍펄쩍 뛰며 소리쳤다.
“지금도 난 신나는 모험을 하고 있어. 나는 책 속 캐릭터야. 『나도 책이란 말씀이야』라는 책 속 주인공이야.”
책이야는 약 올리듯 말하며 팔을 쭈욱 늘려 나무 위에서 다른 나뭇가지 위로 몸을 날렸다. 캥캥이가 책이야의 발을 잡으려고 달려들었지만 책이야는 얼른 작은 나무로 피했다. 이때 시커먼스 그림자가 거세게 책이야를 덮쳤지만, 얼른 몸을 나무 밑으로 몸을 구부렸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캥캥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책이야는 작은 나무 위로 잽싸게 올라간 다음 피할 곳을 살폈다.
그때 갑자기 시커먼스의 그림자가 손을 날렸다. 책이야를 덮쳤지만 얼른 몸을 낮추었다. 그래서 책이야 대신 캥캥이가 한 방 맞고 말았다.
“왜 날 때려? 이 냄새 나는 그림자 자락을 좀 치워, 치우란 말이야! 숨을 못 쉬겠어. 죽을 것 같다고!”
캥캥이와 시커먼스가 버둥대다가, 엉켜서 마당의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아얏! 머리통아.”
“앗, 머리야! 냄새야!”
“큰 싸움이 일어날 거야. 분명 잔인하고 무서운 게임 캐릭터들이 이곳 책방까지 차지하고 우리는 모두 게임 캐릭터의 노예로 변하게 될 거야.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방법이 없다면 맞서 싸워야지. 내가 이런 상황을 만든 이상, 나 혼자서라도 맞설 거야!”
책이야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결의에 가득 찬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피노키오도 무언가를 결심한 듯 두 눈을 반짝였다.
“나도 너와 함께할 거야.”
“뭐? 너도? 그럼, 다른 책 캐릭터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 갈피를 못 잡고 있어. 그래도 나는 너와 함께 싸울 거야!”
“고마워, 피노키오. 네가 있어 정말 든든하다.”
두 친구는 함께 싸울 방법을 의논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피노키오는 힘보다 머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머리를 쓰는 전략이 필요했다. 물론 싸움을 하지 않고 이기는 게 최고의 전략이지만, 상대가 쳐들어올 때는 방어의 전략이 필요했다.
방어 작전을 마친 책이야와 피노키오는 세운 마지막으로 책방에 달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커튼을 내렸다. 차라리 어둠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둘은 싸울 준비를 완벽히 끝냈다. 다만 평화롭기만 한 한밤의 고요함 속에서, 뭔가 큰일이 닥칠 것이라는 긴장감은 숨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책이야는 피노키오가 옆에 있으니 뭔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지고 마음이 놓였다. 이런 게 우정일까?
책이야는 피노키오의 콧물을 닦아 주며 말을 건넸다.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내가 이곳에 온 게 아닐까. 내가 원하는 모험은 바로 이런 거였거든. 책 속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