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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565990
· 쪽수 : 121쪽
· 출판일 : 2023-01-11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떤 공간을 기억하고 아끼는 마음을 갖는 건 경험으로부터 온다. 감각해야만 경험할 수 있으니, 그렇다면 공간은 곧 감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까.?
무엇이든 어떻게든 느낄 수 있는 곳, 나의 부드러운 마음 하나를 누일 수 있는 곳, 그리하여 ‘다시’를 다짐할 수 있는 곳. 마음의 아름다움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을 늘 곁에 두고 싶다.
<행복을 주는 공간은 아름답다> 중에서
오래전부터 무대 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대체로 엄청 유명한 기획자가 아니면 무대 뒷면의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없고, 사람들도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일은 뒷면에 있고, 나는 나의 일을 무척 아끼는 사람이라서 나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도 기획 노트를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텍스트클럽>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중략)
프로젝트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직접 챙기며 나름의 ‘기획법’을 만들었다. ‘모든 기획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장 주요한 방향으로 두고 있다. 기획자는 그 시간, 그 자리에 바로 ‘그'가, 또는 '그것'이 있어야 할 이유를 만들어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생각의 시야를 넓힐수록 고려해야 하는 것도 많아지지만, 더 깊이 생각할수록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다. 그렇게 믿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가 내 기획에 자신이 있어야 창작자에게도 독자에게도 진심으로 가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태도를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기획자로서의 자신감, 혹은 양심, 심지어 그것이 착각이나 오만이더라도 나의 ‘렌즈’를 진심으로 힘껏, 믿는 것이 기획을 잘 풀리게 한다. <텍스트클럽>을 만들 때는 기획을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 자주 들여다보며 가까워지고, 이해의 폭을 늘려가는 과정에 전력을 다했다. 나의 관점이 대상을 새롭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도록. 내가 진심을 다할수록 이번 프로그램 정말 좋다고, 그러니까 함께 들어보자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밑천이 되었다.
(중략)
힘껏 보내온 마음과 큰 도움, 약간의 운으로 굴러갔던 <텍스트클럽>. 텍스트클러버가 기꺼이 내어준 이야기와 공감 덕분에 나는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텍스트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하며 '우리의 시간'을 만든다는 것, 말이 아닌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텍스트클럽>은 그런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기획하는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