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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7903556
· 쪽수 : 576쪽
· 출판일 : 2026-04-2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집 안은 후텁지근했다.
윙윙대는 파리 소리가 요란했다.
그러나 썩은 냄새가 집 안 가득했어도 핏자국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범죄의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즉시 집에서 나가야겠다고 판단했다.
1시간 후, 흰 방호복을 입은 조사팀이 휴대용 공기 센서를 들여다보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소파에 누워 가슴 위에 책을 엎어놓은 상태로 발견됐다. 침실에는 말끔히 정돈된 침대 위에 소녀가 손에 휴대전화를 꼭 쥐고 곱게 누워 있었다. 다른 침실에는 어린 소년이 포근히 담요를 덮고 곰 인형과 함께 평화로이 잠들어 있었다.
조사팀은 스토브와 온수기도 점검했다.
팀원들은 침울해진 얼굴로 외부 가스관을 확인하러 정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아빠의 시체를, 뜯어 먹히고 남은 잔해를 발견했다.
“사고가 났어.”
“사고? 무슨 사고?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빠랑 엄마. 매기랑 토미. 봄방학이라 다 같이 멕시코에 갔었어. 다 죽었어, 형.”
“죽어?” 공포. 불신. 대니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가스가 샜던 거 같대. 휴가지 숙소에서.”
대니는 테이블을 손으로 짚고 몸을 뒤로 기댔다. 맷의 말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것처럼. 대니의 턱 근육이 떨렸다.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단어가 목 안에서 증발해버린 것 같았다.
이후 맷은 형이 수천수만 조각으로 바스러지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날 아침 맷도 그랬었다.
노크 소리가 들렸다. 교도관이 문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이제 갈 시간이야. 작별 인사를 하도록.” 교도관은 다시 문을 닫으려다가 대니를 매섭게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정신 똑바로 차려.”
대니는 셔츠로 눈물을 닦았다. 맷은 교도관이 대니에게 감정을 수습하라고 충고한 것임을 깨달았다. 이곳은 약점을 보여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도와주세요.”
갑자기 손이 여자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카메라가 거칠게 움직이더니 화면이 먹통이 되었다.
에반은 몇 번 눈을 깜박이고, 생각을 집중하려 애썼다. 그는 싱크대로 달려가 손가락 두 개를 목구멍으로 쑤셔 넣었다. 토사물이 입을 통해 뿜어져 나왔다. 갈색 액체와 알약 캡슐. 대부분은 아직 녹지 않은 상태였다.
다리가 풀리고 생각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충격 때문인지 아니면 알약 중 일부가 혈류를 타고 흘러서인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방금 본 것을 이해해야만 했다.
휴대폰을 쥐고, 발신자 번호를 찾았다. 발신자 정보는 ‘몰로코 바’로 되어 있었다. 발신지 위치는, 툴룸, 멕시코. 머리가 어질어질한 채로 그는 번호를 눌렀다. 벨소리가 울리는 동안 그의 얼굴이 화면 구석에 떴다. 그러나 전화는 다시 연결되지 않았다.
전화 좀 받아,
제발, 제발 전화 좀 받아, 샬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