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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8122697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2-04-20
책 소개
목차
그런 약속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한밤의 가위바위보
그 흡혈귀의 이름
흡혈귀 탐정 클럽
실종 사건
겁쟁이, 결심하다
거울 세계
진짜 불행과 가짜 행복
내기의 결과
마녀 은유
거울 속으로
슬픔을 끊고
끝이자 새로운 시작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하여간 자존심이 뭐라고. 쓸데없는 자존심만 버려도 몇 배는 편하게 살 수 있을걸? 그리고 네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
“내가 틀리다니?”
“세상에 귀신이나 괴물 같은 건 없다는 얘기.”
“어……?”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얘는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던 거지? 나야 친구들하고 멍청한 내기를 했다지만, 이 시간에 다른 아이가 학교에 있을 리가 없다. 또 다른 의문점 하나. 분명, 아까 나는 거울을 보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나 지금 깨달은 게 있어.”
“뭔데?”
“아까 네가 뒤에서 다가오는 모습이 안 보였어.”
“흠.”
“거울에…… 네가 안 보였다고.”
“그래?”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차가운 벽이 등 뒤에 닿았다. 식은땀 한 방울이 이마에서 목덜미로, 목덜미에서 등으로 굴러 떨어졌다.
“원래 흡혈귀는 거울에 비치지 않거든.”
박쥐 소년이 씨익 웃었다. 뾰족한 송곳니 두 개가 창문 사이로 새어 든 희미한 달빛을 받아 반짝 빛났다.
반 애들이랑 한 내기는 장난이었지만 가람이라는 아이에게 일어난 일은 장난이 아니다. 만약 제이가 제때 날 발견하지 않았다면 나도 가람이와 같은 처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번 한 번 정도는 용감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돕기 위해 용기를 내 보고 싶었다.
여전히 코를 훌쩍이며 일부러 굳센 표정을 띄우자 제이가 내 두 눈을 흔들림 없이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걔를 데리러 왔구나! 안 돼! 웃기지 마! 그렇게 놔둘 것 같아?”
거울 귀신이 비명을 지르자 사방에서 형체가 일그러진 그림자들이 몰려들었다. 전부 거울 세계의 사악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 말하고 있는 저놈도 내 모습을 빌리지 않았더라면 저런 그림자에 불과했을 거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힘껏 뛰기 시작했다. 달리기라면 자신이 있었다.
“거기 서! 저 녀석을 잡아! 당장!”
뒤에서 거울 귀신이 소리를 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