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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861306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4-06-24
책 소개
목차
1
코 / 안개 / 붉은색 하트 / 탈모
2
수제만두의 비밀 / 배추전 / 자본주의 혁명은 돈을 많이 버는 것 / 송치 / 배꽃 / 참가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모임
3
아버지가 보고 싶은 아이들 / 남편의 가족들 / 수지의 선택 / 변심 / 경계
4
선주 씨의 글 / 단둥으로 가는 두 가지 방법 / 끊지 못하는 전화 / 호두과자
해설 : 분단, 이산(離散), 그리고 탈북자」_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금방 해가 질 것처럼 어두웠지만 아직 오후 4시, 주영은 성글대로 성글어진 진눈깨비를 쳐다본 후 좁고 질척거리는 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어쩐지 그물에 걸린 물고기 같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새 같기도 했지만, 북한에서 왔다는 주홍글씨를 평생 달아야 한다는 점에선 똑같았다. 그들 대부분은, 천국의 문 앞까지 온 듯 감격한 표정이었는데,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를 하루에 몇 번씩 하는지 자신들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단둥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들의 자유와 풍요로움이 부러웠는데 대통령을 공공연히 비난하는 게 가장 부럽고도 놀라웠다.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에 대한 어떤 비난도 용서되지 않았다. 2년짜리 비자였는데 1년 반 만에 귀국 명령이 내려졌다. 엄마는 수입의 반을 냈는데도 더 내라는 걸 거부했더니 밉게 보인 모양이라고 했다. 조선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돌아간다면 장군님에 대한 칭송과 지시 사항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것이었다. 이제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