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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식물원

큐 식물원

버지니아 울프 (지은이), 한유주 (옮긴이)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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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식물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큐 식물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9095907
· 쪽수 : 2쪽
· 출판일 : 2026-09-23

책 소개

1919년, 런던 리치먼드의 파라다이스 길에 자리한 호가스 하우스 꼭대기 층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큐 식물원을 내려다본다. 나무들의 우듬지와 큐 식물원의 상징적인 파고다가 보인다. 그해 울프 부부는 호가스 하우스 응접실에 놓인 소형 수동 인쇄기로 『큐 식물원』 초판을 찍어냈다. 표지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언니 버네사 벨의 목판화가 실렸다.

저자소개

버지니아 울프 (지은이)    정보 더보기
1882년 영국 런던에서 당대의 저명한 학자이자 문필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과 어머니 줄리아 프린셉 덕워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남자 형제들처럼 공식 대학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서재에서 많은 책을 탐독하며 시간을 보냈다. 13세가 되던 해인 1895년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처음으로 신경 쇠약을 앓았고, 1904년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재발하여 자살을 기도했다. 이후 화가인 언니 버네사와 함께 블룸즈버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신의 지식인, 예술가 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울프가 주축이 되어 활동한 이 모임은 훗날 <블룸즈버리 그룹>으로 알려진다. 1912년 그룹의 일원이던 레너드 울프와 결혼했으며, 남편과 함께 호가스 출판사를 차려 T. S. 엘리엇과 E. M. 포스터의 작품 등을 출간했다. 1915년에 첫 소설 『출항』을 발표한 후 『밤과 낮』(1919)을 거쳐 실험적인 성격을 띤 『제이컵의 방』(1922)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평론, 집필, 강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모더니즘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댈러웨이 부인』(1925), 『등대로』(1927), 『올랜도』(1928), 『파도』(1931) 등의 소설들과 페미니즘 필독서가 되다시피 한 『자기만의 방』(1929) 등 여러 편의 산문들을 발표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시골집으로 피신했지만, 심해지는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다가 1941년 3월 이른 아침 강가로 나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등과 함께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버지니아 울프는, 오늘날 영문학의 기념비적 작가이자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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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주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연대기』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얼음의 책』과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 에세이 『계속 읽기』 등을 썼으며, 옮긴 책으로는 『상실과 발견』 『계속 쓰기』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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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빛은 매끈한 회색 자갈의 등이나 갈색 나선형 줄무늬를 지닌 달팽이 껍데기에 떨어졌고, 빗방울 속으로 떨어질 때면 물의 얇은 막을 붉고 푸르고 노란 빛으로 가득 부풀려 빗방울은 금방이라도 터져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방울은 다시 한번 은회색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빛은 이제 잎의 살갗에 내려앉아 표면 아래로 뻗은 가지 같은 잎맥을 드러냈고, 다시 움직여서는 하트 모양과 혀 모양의 잎들이 이룬 둥근 천장 아래 드넓은 녹색 공간에 제 광휘를 퍼뜨렸다. 그러다 머리 위로 활기찬 미풍이 홱 불었고, 색채는 위쪽 허공으로, 7월의 큐 식물원을 걷는 사람들의 눈 속으로 빛을 반짝 쏘았다.


“나한테 옛날이란 입맞춤이야. 스무 해 전, 어린 여자애 여섯이 이젤 앞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떠올려봐. 나는 그때 처음 보는 붉은 수련을 그리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목덜미에 입을 맞췄지. 오후 내내 손이 떨려서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가 없었어. 나는 시계를 꺼내서 그 입맞춤에 대해 생각하는 건 딱 5분만이라고 정해두고 시간을 쟀어.”


움푹 파인 곳마다 깊은 녹색 물웅덩이를 품은 갈색 절벽들,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미세하게 흔들리는 칼날처럼 넓적한 나무들, 넓은 표면에 가느다란 균열을 드러낸 회색 둥근 바위들―이 모든 것이 줄기들 사이를 하나씩 지나 목적지로 나아가려는 달팽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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