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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큐 식물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9095907
· 쪽수 : 2쪽
· 출판일 : 2026-09-23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9095907
· 쪽수 : 2쪽
· 출판일 : 2026-09-23
책 소개
1919년, 런던 리치먼드의 파라다이스 길에 자리한 호가스 하우스 꼭대기 층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큐 식물원을 내려다본다. 나무들의 우듬지와 큐 식물원의 상징적인 파고다가 보인다. 그해 울프 부부는 호가스 하우스 응접실에 놓인 소형 수동 인쇄기로 『큐 식물원』 초판을 찍어냈다. 표지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언니 버네사 벨의 목판화가 실렸다.
책속에서
빛은 매끈한 회색 자갈의 등이나 갈색 나선형 줄무늬를 지닌 달팽이 껍데기에 떨어졌고, 빗방울 속으로 떨어질 때면 물의 얇은 막을 붉고 푸르고 노란 빛으로 가득 부풀려 빗방울은 금방이라도 터져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방울은 다시 한번 은회색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빛은 이제 잎의 살갗에 내려앉아 표면 아래로 뻗은 가지 같은 잎맥을 드러냈고, 다시 움직여서는 하트 모양과 혀 모양의 잎들이 이룬 둥근 천장 아래 드넓은 녹색 공간에 제 광휘를 퍼뜨렸다. 그러다 머리 위로 활기찬 미풍이 홱 불었고, 색채는 위쪽 허공으로, 7월의 큐 식물원을 걷는 사람들의 눈 속으로 빛을 반짝 쏘았다.
“나한테 옛날이란 입맞춤이야. 스무 해 전, 어린 여자애 여섯이 이젤 앞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떠올려봐. 나는 그때 처음 보는 붉은 수련을 그리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목덜미에 입을 맞췄지. 오후 내내 손이 떨려서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가 없었어. 나는 시계를 꺼내서 그 입맞춤에 대해 생각하는 건 딱 5분만이라고 정해두고 시간을 쟀어.”
움푹 파인 곳마다 깊은 녹색 물웅덩이를 품은 갈색 절벽들,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미세하게 흔들리는 칼날처럼 넓적한 나무들, 넓은 표면에 가느다란 균열을 드러낸 회색 둥근 바위들―이 모든 것이 줄기들 사이를 하나씩 지나 목적지로 나아가려는 달팽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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