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0061007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5-05-12
책 소개
목차
1부 고통|내가 왜 하필 암에?
- 생명의 근원적 힘
- 졸지에 유방암 환자가 되다
- 어디서 수술을 할까, 그것이 고민이네
- 입원과 수술, 새 사람으로 거듭나다
- 난생처음 수술대에 오르다
- 이런 게 항암치료라는 거구나!
- 내 평생 처음 하는 일, 삭발
- 6주간의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다
2부 가족|생명의 근원적 힘
- 사랑은 뭐니뭐니해도 내리사랑이어라
- 친정 식구들에게 이러면 안 되는데
- 아직 어린 내 아이들을 위한 기도
- 느리기는 하지만 부족하지는 않다
- 주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딸이 주는 행복
- 내가 아이가 셋인 이유는
- 원주 치악산 자락에서 누리는 행복
- 팔순 노모에게도 찾아온 유방암
- 미움도 습관이었음을 깨닫는다
- 시아버님을 이해하게 되다
3부 감사|고난 속에서 감사는 피어난다
- 남편은 과연 담배를 끊었을까?
- 뜻하지 않았던 돈이 생기다
- 하나님께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다
-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자동차를 통해 한 번 더 배웁니다
- 산에 오르며 가지 하나에 맺힌 생각
- 물이 바다 덮음 같이 차오르는 감사
- 암은 내게 투사장애다
4부 이웃|몸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 간장게장 사주러 하남에서 온 선배
- 오래된 동인(同人)과 함께한 풍요로운 저녁
- 따사로운 봄날 오후, 잠시 쉬었다 가자
- 후배에게 받은 사랑이 고맙습니다
- 바기오로 선교를 떠난다는 후배에게
- 사랑한다면 내 스승처럼
- 주님 찬양가를 부르며 힘을 내자
- 예술은 가도 사람은 남는다
5부 삶|암환자도 일상을 산다
- 시련 없는 축복은 없다
- 더운 날에도 모자를 벗지 못하고
- 눈썹을 그리며 생각한다
- 미리 연습하는 홀로 있기
- 나도 출근을 한다
- 45회 생일 단상
- 나만 이런 건 아닐 거야
- 한명수 목사님을 추억하다
- 죽음에 대한 단상
6부 회복|시련 없는 축복은 없다
- 부활절에 내 인생도 부활하다
- 암환자가 되어 교회에 나가다
- 머리카락이 자라면서 함께 자라는 것들
- 포도나무에 딱 붙어 살자
- 헛된 일에 분요했던 인생인지라
- 치료 후에는 치유가 필요하다
- 모든 것이 다 아멘입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직 이렇게 젊은데, 는 아니지만 구십을 산다면 딱 절반만큼 달려온 이 나이에 난 다시 갓난아기가 되었다. 아기들이 배냇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더 잘 자라라고 아예 밀어주는 것처럼 이후에 나오는 머리는 더 곱고 비단결 같으리라. 더운 여름 털갈이하는 개처럼 이전의 삶을 벗어버리라는 뜻이리라. 북극늑대의 흰털은 하얀 눈 속에 파묻혀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보호색이라는데 내 민둥머리는 민둥산 같은 인생에서 나를 지켜주기 위한 보호색이리라.
아프기 전엔 이런 게 행복인 줄 사실 몰랐다. 하늘은 늘 맑은 것이고(흐린 날도 있지만), 산은 늘 푸른 것이고, 아이들은 웃음을 먹고 자라나는 존재들이고, 모든 게 당연한 거였다. 남편과 아이들이 내게 있는 것도 당연했고, 형제자매가 나를 챙겨주는 것도 당연했다. 그 당연함 속에 얼마나 깊은 사랑과 관심과 배려가, 그리고 은혜가 깃들어 있는지 이전에 난 알지 못했었다.
암환자로 진단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짜 환자인 나는 언젠가 나도 암으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다. 나도 죽을 때 평안히 눈 감고 고통 없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보다 나는 아직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더 간절했으리라. 아직 어린 내 아이들을 저 상주 자리에 서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나보다 더 심각한 암에 걸린 분들이 들으면 참 웃기고 한심한 얘기겠지만 난 목사님 영정 앞에서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더 불태웠다. 그래서 문상객들에게 주는 밥과 육개장도 두 그릇씩이나 먹었다. 잘 먹어야 했으니까, 그리고 잘 살아야 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