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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인물
· ISBN : 9791170411505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4-08-07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눈(雪)의 문
눈물을 모아 그린 기러기 | 어머니와 목련꽃 | 여린 잎 녹차를 마시며
2장. 전쟁의 문
목련꽃 상처 | 외면을 뛰어넘다 | 촛불을 밝히며
3장. 그림의 문
부러움, 애증의 성장통 | 꿈씨앗을 품다 | 검은 꽃이 피다 | 붉은빛 오미자차를 마시며
4장. 황금의 문
인조 임금님과의 첫 만남 | 영혼으로 그리다 | 금빛을 심다 | 어둠에 지지 않으며
5장. 궁궐의 문
귀향 | 온전한 믿음 | 홀로 남은 빈 배
맺음말
이징의 연보
책속에서
이징은 사신관 황원태의 호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곧게 선 채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사신관께서 제 그림을 이해하지 못한 듯하니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이 왼쪽의 배는 백성들을 구해오라는 어명을 받고 백성들이 있는 오른쪽을 향해 가는 배지요. 그러니 사공만 탄 배일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반대편의 제가 그린 배는, 백성을 가득 태우고 육지를 향해 가는 배입니다. 이 배에는 백성들이 가득 타고 있습니다. 조선의 백성을 위해 전하께서 배를 내어주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백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시며 백성들은 그런 전하를 사랑하고 있으니 전하께서는 외롭지 않으십니다. 제가 그린 그림은 이런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왜군이 쳐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양은 그들의 손에 넘어갔어요. 왜적들이 지나간 곳마다 조선의 강산은 폐허로 변했고 많은 주검이 길에 버려졌어요.
왜군들이 포악스럽게 몰려올 때마다 사람들은 산보다 더 큰 죽음의 비명을 질렀고 모두 도깨비 같은 얼굴이 되어 뛰어다녔어요.
원나라 사신관은 작고 여린 이징의 모습을 보더니 일을 잘 해낼 수 없는 사람처럼 보였는지 비아냥거리기까지 했어요.
“그래? 그렇다면 시작해 보시오.”
이징은 허리춤을 조여 맨 후, 사람들에게 빠르게 지시했어요.
“가마솥을 마당으로 가져가야 해요.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사신관은 그것을 문제 삼을 것이니, 절대 흘려서는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