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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71470617
· 쪽수 : 76쪽
· 출판일 : 2024-06-24
책 소개
목차
말말말, 말 때문이야
말대꾸 학원
수상한 선생님의 이상한 수업
외계인이 종달새가 되고
말대꾸 끝판왕을 찾아라!
독사의 혓바닥
내가 말대꾸 끝판왕이라고?
새로운 개그맨 탄생
리뷰
책속에서
말대꾸 학원
첫 수업이 있는 날이다. 학원에 들어서자, 선생님이 말했다.
“서준아, 말대꾸 학원에 온 걸 환영해.”
“여긴 스피치 학원…….”
원장 선생님은 벽에 붙은 학원 소개 글을 가리켰다. 소통 기술,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방법 등이 쭉 쓰여 있는.
“지금 서준이 네겐 저런 거 필요 없어.”
선생님은 완전 딴사람이 되어 말했다. 엄마와 상담할 때의 자상하고 차분한 선생님이 아니었다.
“서준이 넌 오늘부터 말대꾸만 공부할 거야.”
“말대꾸요? 말대꾸는 안 좋은 것 아니에요?”
“그 생각부터 바꿔. 적절한 말대꾸는 필요해. 내 보기엔 넌 지금 맞장구, 말대꾸, 맞대응이 안 되어서 힘든 거야.”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당황하면 입이 닫히는 그 증상이 또 나타났다.
“…….”
“오늘부터 말대꾸만 생각하는 거야. 알았지?”
“…….”
강렬한 눈빛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말대꾸를 하려면 말 뽑기부터 해야 해. 네 가슴속에 가득 차 있는 말을 입 밖으로 뽑아내는 거야. 할 말은 많은데 안 나오는 게 문제잖아. 잘 따라올 거지?”
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람은 말을 안 하곤 살 수 없어. 그런데 맨날 말 때문에 상처받으면 되겠어? 말로 살아남자는 거야.”
“…….”
“서준이 너 잠자기 전에 괴롭지? 그 말을 해야 했는데 왜 못했지? 하면서 억울해하고.”
선생님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게 반가웠다.
“정말 그래요. 그런데 그거 어떻게 아셨어요?”
“예전에 나도 그랬거든. 밤마다 얼마나 괴로웠는지 몰라. 물론 나중엔 엄청 노력해서 극복했지만. 내가 그런 경험이 있어서 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면 맘이 편치 않아. 사실 이 학원을 연 것도 그 때문이야.”
바짝 긴장하고 왔는데 마음이 좀 풀렸다.
“자, 어때, 우리 잘해 보자. 파이팅!”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진심 어린 얼굴에 어쩔 수 없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말했다.
“파이팅!”
아주 조그맣게. 하지만 속으로 다짐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엄마한테 말하지 않을 거야. 말하면 엄마가 이상한 학원 같으니 당장 끊자고 할 테니까. 선생님을 한번 믿어 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