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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71470891
· 쪽수 : 92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촤라락 꼬리 감기
작아지고 싶어
팬마와 춤을
손 좀 잡아줘
사람이 될 거야
관심도 먹어요
한송이로 살기
누구 손가락일까?
리뷰
책속에서
팬마와 춤을
“내가 하나, 둘, 셋, 하면 양쪽 어깨를 으쓱으쓱해. 두 번 하면 돼. 그러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왼쪽으로 뱅 돌고 거울을 봐. 그럼 놀라운 일이 벌어져 있을걸.”
팬마는 아주 신이 난 듯했어. 눈빛이 아주 빛났거든. 그런데 송이의 눈은 빛나지 않았어. 사실, 말도 안 되는 얘기잖아. 춤을 춘다고 서로가 바뀌다니.
“하나, 둘…….”
팬마가 숫자를 세기 시작했어.
“셋!”
팬마가 어깨를 흔들다가 멈췄어.
“송! 송! 송!”
팬마가 소리치는 바람에 송이가 움찔 놀랐어.
“왜 춤을 안 추는 거야? 작아지고 싶지 않아?”
송이는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봤어. 송이는 어릴 때부터 덩치가 또래보다 조금 더 컸어. 그래서 사람들은 또래보다 뭐든지 잘하길 바랐어. 엄마와 아빠도 그랬어. 친구들에게 가끔 놀림도 받았어. 그리고 요즘은 아빠가 야단칠 때마다 작아지고 싶었어.
송이는 머리를 흔들며, 거울 속 팬마의 눈동자를 봤어.
“다시, 하나, 둘, 셋!”
팬마가 숫자를 부르는 것과 동시에 꼬리에 힘을 꽉 줬어. 송이는 새끼손가락을 움찔하며 오른쪽 어깨를 으쓱, 으쓱했어. 또 왼쪽 어깨를 으쓱으쓱했어. 그러곤 팬마를 손에 올린 채 뱅그르르 뱅그르르 뱅그르르 세 번 돌았어. 어지럽기도 하고 웃음도 났어. 질끈 감았던 눈을 떠 거울을 봤어.
끔뻑끔뻑. 팬마도 송이를 보고만 있었어. 그러다 둘 다 동시에 “으악!”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
정말 송이와 팬마가 서로 바뀌어 있었어!
관심도 먹어요
“뭐, 뭐, 뭐! 묻지만 말고, 송이를 찬찬히 보세요. 자세히. 송이가 잘 먹어서 이렇게 덩치가 커졌겠어요?”
팬마는 잠을 잤는데도 아주 힘든 것 같았어.
“뭐…… 아니, 그럼…….”
아빠는 그제야 팬마의 얼굴을(송이의 얼굴을) 조금 자세히 보았어.
“얼굴이 부었나? 잠을 얼마나 잤으면 얼굴이 퉁퉁…… 아닌가?”
아빠가 좀 더 자세히 팬마의 얼굴과 몸을 훑어보았어. 아빠가 이렇게 오랫동안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냉장고 위에 있던 송이는 눈물이 나려고 했어.
“병원 좀 데려가 봐요.”
“누굴? 너?”
“네, 한송이요. 몸이 안 좋은 게 분명해요. 아이들은 밥도 잘 먹어야 하지만, 관심도 잘 먹어야 한다고요.”
팬마의 말투에 아빠는 눈을 휘둥그레 굴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