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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71471294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25-09-01
책 소개
목차
오늘도 심심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책
누구냐 넌?
야옹이의 비밀 수업
야옹이의 부탁
진실 게임
너는 너 나는 나, 그래도 친구
책속에서

야옹이의 비밀 수업
“너랑 같이 사는 아이가 친구를 더 좋아하네. 쯧쯧쯧.”
나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다 순간 궁금해졌다. 야옹이는 어떻게 그렇게 인간들의 마음을 잘 아는 걸까.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찬이의 마음 하나도 제대로 알 수가 없는데.
슬쩍 야옹이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날씨 참 좋다. 그렇지?”
“괜히 말 돌리지 말고,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역시 야옹이는 나보다 한 수 위였다. 야옹이 곁으로 바싹 다가가 뾰족한 귀에 찔리지 않게 조심하며 속닥였다.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고 최대한 솔직하게.
“너는 말이야……. 도대체 인간들의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거야?”
야옹이가 대답 대신 꼬리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한참을 달리고 난 다음처럼 목이 탔다. 재촉하지 못하고 마른침만 꼴깍꼴깍 삼켰다. 지금 아쉬운 건 나였다.
“그렇게 궁금해?”
야옹이의 물음에 쓸데없이 크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진짜 알고 싶었다. 그렇지만 야옹이는 만만하지 않았다.
“내가 알려 주면 넌 뭘 해 줄 건데?”
“그게…… 내가 가장 아끼는 개껌을 줄게. 아니면 삑삑 소리가 나는 오리 인형은 어때?”
야옹이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는 톡 쏘아붙였다.
“개들이나 좋아하는 걸 고양이한테 주면 어쩌자는 거야.”
“아, 미안.”
“그런 건 됐고, 나중에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
“부탁? 난 무조건 좋아.”
체면이고 뭐고 흥분되어 제자리에서 겅중겅중 뛰어다녔다. 드디어 찬이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자, 그만 진정하고 내 말 잘 들어.”
귀를 쫑긋 세운 채 야옹이의 말에 집중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야옹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찬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답답한 마음에 바락 소리를 질렀다.
“야, 뭐 하는 거야? 어서 말해 달라고.”
“인간의 마음을 얻는 첫 번째 비법. 그건 바로 인간이 되어 이해해 보는 거야.”
“이해라고?”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표가 둥둥 떠다녔다. 야옹이는 벙찐 내 표정을 살피더니 다시 찬찬히 설명을 이어갔다.
“자 봐. 찬이는 딱 봐도 친구랑 노는 거,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 아주 단순한 아이라고.”
“그래서?”
“그러면 넌 찬이가 좋아하는 걸 해 주면 돼.”
머릿속에 번쩍 느낌표가 떠올랐다. 야옹이 말이 맞았다.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거만 생각하느라 찬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오, 제법인데.
마음을 가라앉히고 찬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강유와 야구를 하는 찬이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투수인 찬이가 포수인 강유에게 스트라이크존에 맞춰 공을 던졌다. 찬이야, 잘했어. 월월. 내 응원을 들은 찬이가 나를 향해 크게 손을 흔들었다.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순간 찬이의 마음에 한 발짝 가까워진 듯해 마음이 급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