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1650385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6-05-22
책 소개
목차
[이야기]
악마에게 네 머리를 걸지 마라
고자질하는 심장
검은 고양이
베레니스
어셔가의 몰락
붉은 죽음의 가면
구덩이와 추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절름발이 개구리
M. 발데마르 사건의 진실
아몬티야도 술통
생매장
[시]
절름발이 티무르
홀로
레노어
잠든 사람
바다의 도시
귀신이 나오는 궁전
정복자 벌레
꿈의 나라
애너벨 리
꿈속의 꿈
종들
갈까마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출발’이라는 말에 내 불쌍한 친구는 질주하기 시작했다. 층계형 출입구는 미스터 로드의 출입구만큼 아주 높지는 않았고그렇다고 미스터 로드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출입구만큼 아주 낮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그것을 뛰어넘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그가 그러지 못하면 어쩌지?아, 그게 문제다그가 그러지 못하면 어쩌지? “그 늙은 신사가 대체 무슨 권리로 다른 신사에게 뛰라고 하는 거지?” 내가 말했다. “저 작고 늙은 절름발이! 그는 누구지? 그가 내게 뛰라고 하면 나는 절대 뛰지 않을 거고 그가 도대체 누구인지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 그가 악마라 해도.” 내가 말한 대로 그 다리는 아치 모양에 지붕이 덮였고 항상 불쾌한 메아리가 있었다. 나는 마지막 문장을 말하고 나서야 비로소 메아리를 알아차렸다. [악마에게 네 머리를 걸지 마라]에서
문 닫히는 소리에 눈을 들어 보니 내 사촌은 이미 방을 나가고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희고 유령 같은 잔상은 혼란에 빠진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치아 표면에 티 하나 없고 상아질에 얼룩도 없고 가장자리에 흠 하나 없었지만 잠시 동안 베레니스가 지은 미소에는 내 기억에 각인될 정도로 강력한 무언가가 있었다. 내 기억 속에 떠오르는 그녀의 미소는 내가 실제로 보았던 당시의 미소보다 선명하다. 치아들!–치아들!–여기에도 저기에도 있고 사방에 있고 내 앞에 보이고 만져진다. 길고 좁고 너무나도 하얀 치아들이었다. 그리고 처음 치아가 나올 때처럼 창백한 입술이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 이후 무서운 기세로 편집증이 닥쳤다. 나는 기이하고도 막강한 그 힘에 맞섰지만 헛수고였다. 나는 외부 세계의 수많은 대상 중 치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미친 듯이 치아만 갈망했다. 다른 모든 것과 모든 관심이 치아에 대한 하나의 사색 속에 빨려 들어갔다. 내 마음의 눈에는 치아들, 오로지 치아들만 보였다. 그녀의 치아만이 내 정신생활의 본질이 되었다. 나는 그녀의 치아들을 모든 불빛 속에 들어 올려보았다. 모든 각도로 돌려보고 모든 속성을 조사했다. 그 특이성을 곱씹어보고 구조를 생각하고 형질의 변화에 대해 숙고했다. 환상의 세계에서 치아들에 감각과 지각의 능력을, 그리고 입술의 도움이 없을 때조차 도덕적 표현력을 부여하면서 나는 몸을 떨었다. 마드무아젤 살레에 대해 ‘그녀의 모든 발걸음은 감각이었다’라고 했던 것은 적절한 표현이었고 나는 베레니스에 대해 ‘그녀의 모든 치아는 생각이었다’라고 한층 진지하게 믿게 되었다. 생각이라니! 아, 바로 이 바보 같은 믿음이 나를 파멸시켰다! 생각이라니! 아, 그리하여 내가 그 치아들을 미친 듯이 갈구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그 치아들을 손아귀에 넣어야만 평온을 회복하고 이성을 찾을 수 있다고 느꼈다. [베레니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