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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71712830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2월 24일 완벽한 크리스마스
12월 28일 첫인상
12월 30일 외쪽사랑
12월 31일 거짓말의 시작
1월 10일 나쁜 생각
1월 11일 이게 드라마가 아니라니
1월 12일 심판의 사랑
1월 18일 눈이 내리면
1월 19일 영혼의 시스터
1월 20일 시간의 숨구멍
1월 21일 마음은 물과 같아서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창밖엔 커다란 눈송이들이 툭툭 떨어지며 세상의 소음을 덮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눈이 내리다니 완벽해. 창가로 다가가 중얼거린다. 그것도 이렇게 함박눈이 펑펑. 그러니까 우리는 꼭 만나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까만 눈썹 만큼이나 까만 속눈썹. 까만 속눈썹만큼이나 까만 눈동자. 어쩐지 쉬이 웃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이 풍긴다. 잘 웃지 않는 걸로 치면 나도 꿀릴 건 없지. 우리는 잠시 빤히 서로를 쳐다본다. 몇 초나 흘렀을까. 남자애는 숨도 참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안경을 추어올리며 속눈썹 한 번 떨지 않는다. 내가 시선을 피하지 않자 남자애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다시 후드를 뒤집어쓴다. 내가 이겼다. 초면에 눈싸움이라니 좀 유치하긴 하지만 이왕 이겼으니 남자애의 얼굴에서 패배감의 흔적을 찾아내고 싶은 짓궂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커다란 후드에 얼굴이 가려진 탓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서로는 그렇게 나의 세계로 훅 들어왔다. 그리고 같은 반 짝꿍으로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쭉 이어졌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리 같은 반이 되었고 늘 나란히 앉았다. 사실 그 정도면 둘이 사귀느니 어쩌니 하면서 놀림당할 만도 하고 그리 놀림당하다 보면 어색한 사이가 되어 자연스레 멀어질 법도 한데 우리가 이렇게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우리 둘 사이에 조금의 관심도 없었던 아이들 덕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