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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72131494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4-10-3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왜 어떤 ‘사익 추구 행위’는 ‘공익’이라 불릴까
1장. 공룡과의 싸움―국가는 국민의 공익을 보호하는가
대한문의 아이히만과 피고인이 된 변호사
스쿨미투, 국가는 가해자의 대변인이었다
살려달라 말하니 공무집행방해가 됐다
‘비례위성정당’이 망친 것들
강아지 ‘로마’의 가족 등록 소송기
바이러스가 목소리를 막을 순 없다
2장. 무엇이 공익인가―불온한 사익 투쟁들의 이면
자기 가슴에 칼을 꽂은 철거민
‘영혼 살인’, 경비 노동자의 유언
청소 노동자를 고소한 대학생
메탄올 실명 사건 판결문을 받아 들며
‘공장의 전두환’, 힘센 자는 수단이 많다
세상을 흔든 이마트 노동자들
80년 삼성 ‘흑역사’를 무너뜨린 다윗들
이혼하기 쉬운 나라가 행복한 나라
3장. 나의 사익 투쟁기―변호사를 변호합니다
전투에서 이겨도 전쟁에서 패배한다
변호인을 위한 변호
선비와 상인의 경계에서
변호인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나는 왜 로스쿨 개혁 운동에 나섰나
변호사시험 운영 방식과 ‘5탈제’는 위헌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그 이후
때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최악을 피하는 법
나가는 글―“평화비용”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말하는 ‘공익’도 결국 누군가의 ‘사익·이권’이다. 장애인의 사익, 성소수자의 사익, 아동의 사익, 난민의 사익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공익’이라고 부르는가? (…) 지배 세력이 볼 때 그 사익 추구가 정치·경제적으로 ‘위험하지 않으면’ 공익이라 부르는 것이 허용된다. 심지어 사람들은 동정하고 박수쳐 응원하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익’이라는 개념은 ‘사회적약자의 사익 중 현재의 공동체 다수가 위험하지 않다고 보아 그 추구 행위를 허용하는 사익’이다. 이렇게 정의되는 공익의 틀 안에서 하는 활동도 물론 중요하다. 다만 역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류의 투쟁은 이 ‘공익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계속되어 왔다. 만들어진 경기장 안에서의 경기를 넘어서 경기장 자체를 더 넓히는 공사(工事).
생쥐도 궁지에 몰리면 살기 위해 한 번 고양이를 물 수 있다고 한다. 노점상들은 한 번이 아니라 매일 궁지에 몰려서 덩치 큰 용역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물건들을 파괴당했다. 이러다가는 꼼짝없이 죽을 것 같아서 대항했다. 소리도 치고 밀기도 하고 저항했다.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제발 좀 도와달라고 우리를 좀 살려달라고 외치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 이게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란다. (…) “많이 기대들 하셨을 텐데”라고 말하고 나니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잠시 가만히 있었다.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다음에 하려고 했던 말이 “변호사가 능력이 부족해서 죄송합니다”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고 울어버렸다. 다가오는 사람들 손을 잡고, 안았다. 승패 때문만은 아니었다. 서러움 때문이 더 컸다.
헌법에는 여러 기본권이 명시되어 있는데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어떤 것을 더 우선시할지,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하게 된다. 모든 기본권은 소중하고 나름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 사람들은 모임을 피했고 대화도 줄였다. 그러다 보니 모여서만 가능한 일들을 하기 어려워졌고, 해야 하는 말을 할 수 없어서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가장 대표적으로 집회, 시위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때가 그랬다. (…) 물론 생명·안전권 역시 여느 기본권 못지않게 중요한 기본권이다. 그렇다면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또 다른 하나는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