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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224159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4-07-03
책 소개
목차
1. 붉은 끈
2. 브릭하우스 살인사건
3. 백악 산장의 괴사건
4. 런던에서 온 사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997년 12월, 가을부터 비가 오지 않아 그해 겨울은 더 황량한 느낌이었다. 성탄절을 이틀 남긴 동짓날, 해가 뜨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각에 소방구조대로부터 변사(變死) 사건 발생 통보가 접수되었고 관할 서(署) 강력계 형사인 나는 즉각 현장으로 출동하였다.
잠원동 빌라 골목에 주차된 승용차 운전석에 이십 대 중반쯤 돼 보이는 여자가 앉은 채로 숨져 있었다. 여자의 목은 시트와 헤드레스트를 연결하는 철제봉에 불그스름한 끈으로 묶여 있었다. 피살자의 목에 감긴 끈은 버릴 책들을 묶을 때 쓰는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매끄러운 끈이었다. 시체의 목은 끈에 꽉 조여져 짙은 자주색으로 멍들어 있었고, 두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던 것으로 봐서 차 안에서 교살당한 것이 확실해 보였다.
“가서 부검을 해봐야겠지만, 살해당한 지 두어 시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지금 8시 반이니까, 사망 시각은 오전 6~7시 정도로 추정됩니다.”
감식반원이 현장 검시 소견을 강력반장에게 브리핑하였다.
“옷매무새로 봐선 성폭행 흔적은 없는 것 같군……. 그런데 박 경위, 어째서 죽이고 목을 시트에다 그대로 묶어 놨을까?”
살해당한 여자를 관찰하던 반장이 내게 물었다.
“끈을 풀면 여자의 머리가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핸들 위 크락션에 박을 까봐 묶은 상태로 둔 거겠죠.”
나는 뻔한 거 아니겠느냐는 듯 대답했다.
“하지만 이렇게 목에다 끈을 묶어 놓으면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 잘 띄는데 말이야……. 하기야 그런 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겠지.”
“반장님, 가방하고 외투까지 살펴봤지만, 여자의 지갑이 안 보입니다.”
감식반원이 차 안을 수색하다가 반장에게 다가와 말했다.
“강도 살인이란 말인가?”
“그리고 조수석 앞 수납함 안에서 선물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세련된 종이로 포장된 상자 안에 꽤 고급스러운 물건이 들어있을 것 같았다.
“혹시 받는 사람에게 쓴 메모 같은 건 안 붙어 있나? 지금은 바쁘니, 이건 서(署)에 가서 열어 보자구.”
살해된 여자는 대단한 미인은 아니었지만, 큰 키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 생김새가 인상적이었다. 룸미러에 걸린 묵주 끝의 십자가가 죽은 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왠지 더욱 애잔한 기분이 들게 하였다.
- 붉은 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