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2245474
· 쪽수 : 198쪽
· 출판일 : 2025-04-03
책 소개
목차
개정판을 내면서
1부.
제니 정의 이야기
2부.
요한이 아빠의 이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 어디로 갔지? 방금 저쪽으로 뛰어갔는데…….”
오, 맙소사! 오, 하나님! 저는 갑작스러운 뜀박질과 바이올린을 잃어버렸다는 충격 때문에 갑자기 눈앞이 아뜩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금세라도 토할 것처럼 속이 메스껍고 호흡도 좀 곤란하고 말이죠. 저는 평소 빈혈기도 있고 심장도 좋지 않고 해서 웬만하면 과격한 운동은 좀 삼가고 있습니다만, 아침 일찍부터 몇백 미터를 전력 질주하고 또 그런 심한 봉변에 스트레스를 받고 나니 저도 모르게 그만 몸을 비틀거리다 까무룩 정신을 잃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세월은 빠르게 흘러 저는 어느덧 다니던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제가 개발한 한 게임 프로그램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일약 업계에서 제일 촉망받는 청년 기업가에 벤처 기업가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그리고 마침내 저는……, 저의 그런 급작스러운 성공과 출세로 인해 어릴 적부터 몰래 짝사랑했던 목사님의 무남독녀 외딸을 아내로 맞을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다른 애들은 다 부모님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응원해주기 위해 그런 행사에 참석하는데, 유독 자신의 부모만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지 않고 행사에 참석해주지 않는다면 그 작고 연약한 가슴에 얼마나 큰 상처와 슬픔을 남기겠는지 말입니다. 모르긴 하지만, 아마 그래서 요한이 녀석이 꼭 오늘 저를 이 교회로 오라고 조르고 부탁했을 겁니다. 녀석이 아무리 나이에 비해 의젓한 성격을 가졌고 일찍 철이 들었다 해도 녀석은 이제 겨우 일곱 살밖에 안 된 철부지 어린애에 불과했으니까요. 젠장, 난 아빠도 아냐. 나같이 못나고 무심한 아빠는 차라리 없는 게 나아. 오늘 같은 날 녀석의 곁에 있어 주지 못하는 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고 아이의 기를 꺾는지 뻔히 알면서 끝내 녀석의 청을 뿌리치다니! 저는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 때문에 잠시 제 자신을 책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