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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73320026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4-12-12
책 소개
책속에서
형광빛을 발하는 노란 불길이 새장처럼 둘러싸며 치솟았다. 소피는 비틀비틀 뒷걸음질 치며 친구들에게 다가붙었다.
뜨거운 기운이 피부를 핥고 매캐한 연기가 숨을 막는데, 검은 망토를 벗어던지고 변장도 치워 버린 네버씬이 앞으로 나왔다. 이제 숨을 곳은 없었다. 네버씬은 조롱과 협박을 쏟아 냈다.
소피는 거기에 집중하면서도 머릿속에 새겨지는 낱말들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알든이 말했다.
“사실, 가장 큰 위협은 지식이란다. 정보는 상상도 못 할 힘을 가지고 있고, 어떤 정보는 너무 위험해서 알려져서는 안 돼. 심지어 의원들에게도. 그래서 의원들은 가장 충격적인 비밀을 안전한 곳에 넣고 잠근 다음 머릿속에서도 지워 버린단다. ‘잊힌 비밀’이라 불리는 그것들은 네가 지금 들고 있는 캐시 속에 보관되어 있어. 의원들은 저마다 목숨을 걸고 자신의 캐시를 지키기로 맹세했다. 오랄리 의원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이걸 너한테 준 거야. 우리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협상 카드를 준 셈이지.”
소피는 떨리는 손바닥 위에서 반짝이는 유리구슬을 굴려 보았다. 그렇게 막중한 책임이 깃든 물건이라면 당장이라도 돌려주고 싶었다.
머리를 땋은 노움이 소피에게 말했다.
“난 칼라라고 해요. 이쪽은 시오르와 아미시. 드디어 만나다니 영광입니다.”
칼라가 한쪽 다리를 뒤로 빼고 무릎을 굽히며 과장된 몸짓으로 인사를 하자 소피는 안절부절못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다른 노움들은 고개를 까딱 숙여 인사하고는 에코돈 쪽으로 돌아섰지만, 칼라는 계속해서 소피를 바라보았다. 칼라의 표정에 경외감과 호기심이 뒤섞여 있어서 소피는 블랙스완이 노움들에게 자기를 어떻게 소개했는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