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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73325427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6-04-06
책 소개
목차
세모난 교실에서
감히 귀신 놀이를?
투명한 토끼 롭이어
거슬리는 녀석, 녀석들?
투롭과 유나 그리고 새봄
골칫덩이는 어디에 있을까?
백 년 파티는 신나게!
나다울 수 있는 거리가 필요해
뒷이야기_ 쉿, 비밀이야!
작가의 말 _ 교에 깃들어 사는 기록자들
책속에서
달빛이 들고 구멍과 틈이 벌어지는 바로 그 순간, 박공지붕에 손님이 나타났어요. 토끼와 고양이, 장지뱀까지 쑤욱. 마치 구멍이 알을 낳기라도 한 것처럼 들어선 거예요. 이들은 구멍을 통과한 다음, 우아하게 두 발로 섰습니다. 서류가 켜켜이 쌓인 선반 뒤에서 안경 낀 쥐가 나타났어요. 역시나 두 발로. 박공지붕의 세모 교실에서 터줏대감처럼 지내고 있는 샌님이에요.
“쿨럭! 보름날의 기록자들, 어서 와.”
장지뱀이 느릿느릿 선반 쪽으로 가며 중얼거렸어요.
“먼지 낀 날이 많아지고 있어. 불길한 징조야.”
“쿨럭. 이봐, 무늬. 오늘 보름달은 지난번보다 확실히 밝지 않아?”
“그건 그래. 하지만, 오래전 보름날보다는 아닐걸.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남긴 기록만 보더라도…….”
“쿨럭. 공기가 나빠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 쿨럭.”
“그렇게 쿨럭대는 게 바로 증거야. 후우. 오늘은 괜찮았지“반가워 토제. 그런데 어쩐지, 쿨럭.”
샌님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달빛이 들지 않는 구석을 보았어요. 그러나 샌님 말고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기록자 넷이 모였습니다. 보름달이 뜨는 날 기록을 위해 모이는 박공지붕의 손님들. 무지개초등학교가 생긴 뒤부터 지금까지 보름날 회의는 죽 이어지고 있어요. 샌님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할머니 할아버지 때부터. 표범장지뱀과 토끼, 고양이 조상의 조상 때부터.
어쨌든 장갑분 할머니가 오기 전까지는 그랬어요. “누구지? 장갑분 할머니는 아주 조심스러운 사람인데.”
목을 쭉 빼고 살폈지만 누가 지나갔는지 알 수가 없어요. 다행히 채소가 밟히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여기에는 쉬기에 딱 좋은 정자도 있어요. 장갑분 할머니가 채소밭을 둘러보고 나서 쉬었다 가곤 하지요. 그때마다 토제는 정자 밑에서 조용히 지냅니다. 사람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으니까.
“하아암! 이럴 때가 아닌데.”
토제는 하품을 길게 하다 말고 한숨을 포옥 쉬었어요.
“나 참, 내가 학생도 아닌데 숙제라니!”
맙소사.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요. 기록자가 된 뒤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이게 다 그 투명이 때문이에요. 그 작은 꼬맹이가 나타나
는 바람에 일이 꼬여 버렸어요.
토제는 얼른 투롭에게 다가갔어요. 지금은 저 녀석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따질 때가 아니에요. 아까 샌님을 따라갔으니 적어도 샌님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어볼 수는 있겠지요.
“헤이! 너, 투롭.”
그러나 투롭은 이쪽을 보지 않았어요. 녀석은 교실 창문을 보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유나가 있었어요. 투롭과 유나. 둘은 잠자코 마주 보고 있었어요. 마치 서로에게 빠진 것처럼. 토제는 둘이 그러고 있는 게 어이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투롭을 말려야겠어요. 유나는 투롭이 만나고 싶어 하는 박민조가 아니니까. 배워야 할 게 많은 꼬맹이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알려 줘야 할 것 같아요. 반갑지 않은 별종이라도 투롭은 토끼 집안의 아이니까. 뭘 모르는 아이를 가르치는 게 어른이 할 일이고.
“야, 투롭!”
투롭이 돌아보았어요. 하필이면 그때 벨 소리가 울렸어요. 곧이어 체육관 쪽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몰려나왔습니다. 유나가 토제와 투롭을 번갈아 보았어요. 반짝이는 눈으로 아주 빤히. 반짝이는 눈 때문인지 유나가 아까보다 괜찮아진 것 같아요.
“짱 할머니, 토끼! 토끼!”
이새봄이 나타났어요.
“와악! 귀여운 애가 더 있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