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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의미

집의 의미

(집이 나를 말해줄 때)

오륜록 (지은이)
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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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의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집의 의미 (집이 나를 말해줄 때)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집/인테리어 > 인테리어
· ISBN : 9791174575098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6-03-31

책 소개

집을 자산이나 조건이 아닌 삶의 방식과 감정이 머무는 공간으로 낯설게 바라보는 인문 에세이다. 인테리어 회사의 대표인 저자는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삶의 장면을 바탕으로 집을 해석한다.
집이란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곳
경계이자 전환의 순간을 만드는 장소


이 책 《집의 의미》는 집을 사람이 바깥에서 가지고 있던 긴장과 역할을 내려놓고 본래의 자기 모습으로 회귀할 수 있는 장소로 바라본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작가는 하루 동안 쌓인 감정과 피로, 관계 속에서 형성된 다양한 표정들이 집 안에서 서서히 가라는 이 순간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전환의 순간’이라고 말한다.
집주인에 알맞게 꾸려진 물리적 공간을 살펴보면 짧은 동선 속에도 감정이 회복되는 지점들이 느껴진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루틴이 사람의 상태를 어떻게 흡수하고 회복되도록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집은 물리적으로 바깥과 안을 나누는 경계이면서 동시에 태도가 전환되는 심리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짧지만 중요한 순간 집의 모습을 이 책은 생생한 언어로 전하고 있다.
책의 1장에서는 현관, 거실, 주방, 침실, 드레스룸, 욕실, 서재의 쓸모와 역할,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이는 고정관념으로 가지고 있던 각 공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같은 공간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공간마다 주어진 기능과 활용 방식, 주로 머무르는 시간, 놓인 소품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한편, 2장에서는 집이라는 큰 개념을 이해할 때 생각의 가닥으로 잡을 수 있는 주제를 다뤘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따라가면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스며든 의미들을 성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거나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면 쌓이는 것들이 있으니까


어떤 공간에 머무르고, 무엇을 두고, 무엇을 비우는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드러난다. 집을 꾸미고 선택하는 과정은 결국 나의 취향과 태도를 점검하는 일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간다. 좋은 집의 기준은 외부가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좋은 집을 외형과 조건으로 판단하지만, 이 책은 그 기준을 전복한다. 어떤 감정에 오래 머물고 싶은지, 어떤 풍경을 일상에 들이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곧 집을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한다. 완벽함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상태가 집의 본질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집에도 시간은 쌓인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행동, 선택, 표정과 말투가 집의 흔적이 된다. 비밀번호는 삶의 연대기가 되고 집 안에 스며든 냄새와 습관은 흔적을 남긴다. 집은 관계의 방식이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같은 일을 같은 자리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닮아가는 일이다. 혼자 산다는 건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우선한다는 뜻이다. 때로는 나란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 긴장이 풀리고, 말없이 머무는 시간 속에서도 관계는 유지된다. 서로의 세계를 인정하기 위해서 집은 다양한 얼굴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집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요소들에 주목한다. 벤치나 거울과 같이 작은 가구, 조명의 색, 옷을 정리한 방식, 손에 닿는 물건의 질감같이 사소해 보이는 요소가 우리의 감정과 하루의 리듬을 바꾼다. 편안함은 거창한 변화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속 작은 장치들이 쌓이며 만들어진다. 저자는 이러한 디테일이 단순한 인테리어 요소가 아니라, 감정을 조율하는 장치라고 말한다.

나와 다시 연결되는 시간
삶의 방향을 점검하는 사람


집은 사람이 자신과 다시 연결될 시간을 만들어 준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은 결핍이 아니라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이며, 침묵과 사색은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중요한 힘이 된다. 집에 있는 모든 것이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조용히 증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집은 설계자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완성하는 공간이며 시간이 축적될수록 더욱 선명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강조하게 된다.
집을 꾸미는 일 역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여러 얼굴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는 다양한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집에 무엇을 두고, 무엇을 비우고, 어떤 분위기를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편안해야 할 집이 어딘가 낯설고 불편하다면 다시 한번 내 삶의 위치를 되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안목은 단순히 풍족함이나 결핍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오롯이 스스로 쌓아온 경험으로 형성된다. 살아온 집의 기억, 반복된 선택, 실패와 수정의 과정이 축적되면서 자신만의 기준이 만들어진다. 나를 다시 나로 돌아오게 하는 과정은 아름답고 귀하다. 우리는 우리의 집에서 감정을 정화하고 삶의 속도를 조율한다.

매일 다른 나를 키우는 공간
우리에게 좋은 집은 어떤 곳일까


이 책 《집의 의미》는 집을 자산이나 조건이 아닌 삶의 방식과 감정이 머무는 공간으로 낯설게 바라보는 인문 에세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인 ‘좋은 집’의 기준을 되묻고, 집을 선택하는 일이 결국 어떤 삶을 선택하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매일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견딘 끝에 도달하는 독자들의 안식처가 부디 이 책에서 말하는 집의 의미처럼 안온하고 좋기를 바란다.

저자소개

오륜록 (지은이)    정보 더보기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삶을 기획하는 사람. 현재 하이엔드 주거공간기획그룹 릴스퀘어의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수많은 주거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집을 바꾸는 순간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삶을 선택할지 고민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명이 가능한 설계와 설득력 있는 디테일을 통해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않은 집’을 구현한다. 인스타그램 @lilsquare_ryan 브런치 @today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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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하지만 집은 설계자가 아닌 그 집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완성해야 한다. 고정관념을 깨고 집 안의 각 공간이 가진 감정과 역할, 가능성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새로운 의미가 드러난다.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는 집이라도 안으로 들어가면 반드시 그 사람만의 리듬과 패턴이 있다. 이는 누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외출이 두려운 날이 있다. 몸은 이미 바깥을 향하는데 마음은 집 안에 남아 있는 날이다. 나는 중요한 미팅이나 계약이 있는 날마다 현관 손잡이를 잡은 채 깊게 숨을 고르곤 했다. 손에 땀이 차는 동안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과 ‘잘할 수 있다’라는 다짐이 교차했다. 신발 끈을 조여 매는 동작은 그 모든 감정을 묶어내는 의식 같았다. 현관은 내게 의지와 긴장을 동시에 안겨주는 작은 무대였다.


그렇기에 집이라는 공간은 완벽한 고정점이라기보다 우리가 흔들릴 수 있는 여지를 받아주는 유연한 그릇에 가깝다. 소파는 그릇의 중앙에 놓여 있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든 걸터앉을 수 있도록, 기대고 눕고 흘러내릴 수 있도록 그대로 비워진 자리가 바로 소파다. 기분이 좋을 때는 기쁨을 더 크게 만들어주고 슬픈 날에는 초점 잃은 눈빛을 조용히 받아준다. 어느 하루는 놀라울 정도로 가벼운 몸짓이 남고 또 어느 하루는 아무도 모르게 복잡한 감정이 쿠션 틈에 깊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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