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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스캔들 2

제국스캔들 2

(완결)

유오디아 (지은이)
  |  
시간여행
2016-09-24
  |  
14,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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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스캔들 2

책 정보

· 제목 : 제국스캔들 2 (완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5346328
· 쪽수 : 360쪽

책 소개

유오디아 장편소설. 궁내부 특진관 박정양 대감의 외동딸, 미우에게는 바람이 하나 있다. 양반가 규수의 삶에서 벗어나 직업을 가진 여성이 되는 것. 결국 미우는 신분을 숨기고 한성의 '우체총사'에 취직을 감행한다.

목차

9 혼인지환
45 송별회
62 도망친 신부
122 가면무도회
155 전하의 약혼녀
271 을사늑약
297 제국의 마지막 전보
319 소년의 이름
349 작가의 말
353 부록

저자소개

유오디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3년 《광해의 연인》을 연재하면서 데뷔했다. 이후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역사로맨스를 써왔다. 꼼꼼하게 고증한 배경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상상을 펼치며 사람들에게 역사로맨스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장편소설로는 조선 헌종을 주인공으로 한 《반월의 나라》와 대한제국 우체총사를 배경으로 한 《제국의 스캔들》이 있다. 2019년 현재는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에서 <조선후궁실록: 호란기연>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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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민우진이 뒤따라 나왔다. 그는 양옥 현관을 나오자마자 나를 불러세웠다.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던데, 왜 그러는 거야?”
난 그를 돌아보며 정색하고 말했다.
“보고도 모르겠어요? 저 일본 장군이 이 제국의 황자를 모욕했잖아요. 한낱 대화의 웃음거리로 삼았다고요.”
“그 황자가 이선이라서 그러는 거야?”
“이선은 황제 폐하의 뜻을 따르는 거잖아요. 그걸 돕지는 못할망정, 뒤에서 일본 장군을 만나요?”
“미우…….”
그가 한숨과 함께 내 이름을 불렀다.
“너는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무엇보다 이 일은 남자들의 일이야.”
내 입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그의 말은 나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그래요. 여자인 저는 몰라요.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알겠어요. 이건 옳지 못해요.”


또 한 번의 기적소리가 기차역이 떠나갈 듯 울리자, 동시에 구름 같은 증기가 기차역을 뒤덮었다.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사라져버렸다. 마치 이 세상에 우리 두 사람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 바로 그때였다.
“미우, 아직도 난 너를 사랑하고 있어.”
주변을 덮어버린 구름은 이제 우리 두 사람 사이로 밀려와, 순식간에 그 양을 늘리며 바로 내 앞에 서 있는 이선의 모습을 감춰버렸다.
그리고 이선이 사라졌다고 여긴 순간, 구름 속에서 그가 다시 나타났다. 그가 내게로 고개를 숙이고, 그리고 그의 입술이 아주 빠르게 아주 뜨겁게 내 입술을 점령했다.
“!”
증기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보이지 않던 기차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땐 이미 이선의 입술은 내 입술을 떠난 뒤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손끝으로 입술을 쓸었다. 이선이 그런 나를 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여정이 예정보다 길어져야 할 텐데. 이제는 민우진의 아내가 될 너를 진짜로 잊어야 할 테니까.”


“그러니까 전하, 제가…… 전하를 포기할게요.”
이제 나는 그를 ‘포기’한다는 말로 그가 내게 했던 거짓말을 대신했다.
“그러니 이제 저를 잊으세요.”
내가 그를 포기하고 그래서 그가 나를 잊게 된다면……. 더 이상 서로의 감정으로 인해 고통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만 물러갈게요.”
내가 눈물을 훔치며 그에게서 돌아섰을 때였다.
“내가 포기하지 말라고 하면?”
나는 내 귀를 의심하며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그의 입이 다시 열렸다.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하면,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침대에 앉아있는 이선은 호수에 잠긴 듯한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그가 말없이 내게 한 손을 내밀었다.
‘저 손을 잡으면 안 돼.’
그가 내민 저 손을 잡는다면 조금 전까지의 모든 다짐이 무너지리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나는 이선에게 위험을 가져오는 존재가 되어버릴지 모른다. 저 손을 잡으면 난 그의 곁을 떠날 마지막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발걸음은 다시 그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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