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전통문화
· ISBN : 9791185876511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9-11-25
책 소개
목차
제1장_생활 속 세시 풍속
일 년 내내 잔치만 하던 사람들 … 012 해의 날과 달의 날 … 014
집 안에 귀신이 득시글득시글 … 018 느티떡과 골무떡은 언제 먹나요? … 023
제2장_일 년 열두 달, 이십사절기 속 재미있는 세시 풍속
■ 음력 1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030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사라졌어요? 030 | 더위도 팔았던 정월 대보름 037 | 귀신 날이 왔다. 집에서 꼼짝 마! 042 | 학교 보내 주고 장가보내 주던 소의 날 046 | 봄이 드는 입춘과 강물이 녹는 우수 049
■ 음력 2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051
머슴 송편 먹고 돌덩이를 들면 세경이 올라간다 051 | 영등 할머니, 딸 말고 며느리를 데리고 오세요 055 | 용알 주워 먹던 경칩과 나이 떡 먹는 춘분 057
■ 음력 3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061
노랑나비 따라 꽃놀이도 흐드러진 삼짇날 061 | 불을 피우지 않고 찬밥 먹는 날, 한식 064 | 나의 나무 심는 청명과 볍씨 틔우는 곡우 065
■ 음력 4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069
어린이날처럼 즐거웠던 사월 초파일 069 | 모내기를 시작하는 입하와 이팝나무 꽃을 보며 배곯는 소만 073
■ 음력 5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078
단오 그넷줄에 물이 흘러야 풍년이 든다 078 | 자신의 몸을 태워 비를 불러온 임금님 082 | 손톱에 붉은 물을 들이면 귀신이 달아나요 084 | 햇보리를 먹는 망종과
비를 기다리는 하지 085
■ 음력 6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088
옛날 사람들의 여름휴가, 유두잔치 088 | 삼복더위에 목욕하면 살이 빠진다? 092 | 귀족에게는, 사치요 백성에게는 아픔이던 얼음 093 | 찜통더위 소서와 염소 뿔도
녹이는 대서 097
■ 음력 7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100
바느질 솜씨를 직녀에게 비는 칠석날 100 | 호미 씻고 소 타는 백중 104 | 기청제를 올리는 입추와 모기 입이 삐뚤어지는 처서 106
■ 음력 8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109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109 | 포도 따는 백로와 목화 따는 추분 117
■ 음력 9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120
양반은 시 읊고 농부는 벼 타작하는 중양절 120 | 찬 이슬이 내리는 한로와 서리가 내리는 상강 122
■ 음력 10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126
하늘과 조상, 신들에게 감사하는 상달 126 | 김장 방학이라고 들어는 봤니? 127 | 보리 심는 입동과 월동 준비에 바쁜 소설 131
■ 음력 11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135
옛날의 작은 설, 동지 135 | 보리 싹이 눈 이불을 덮는 대설과 버선 짓는 동지 140
■ 음력 12월의 세시 풍속과 절기… 142
섣달그믐날 나타나는 신발 도둑, 야광귀 142 | 참새 잡고 엿 만들기 딱 좋은 날, 납일 146 | 잠들면 눈썹이 허옇게 되는 공포의 날 147 | 대한이는 왜 소한이네 집에 놀러갔을까? 150
제3장_세시 풍속 놀이
재미있는 전래 놀이… 154
연날리기 154 | 널뛰기 156 | 윷놀이 159 | 쥐불놀이 162 | 줄다리기 163 | 강강술래 166 | 놋다리밟기 167
리뷰
책속에서
음력 1월 1일, 날씨 맑음
오늘은 설날. 설날은 원래 새 옷도 입고 맛있는 것도 먹는 즐거운 날이 지만 나에게는 아주 고약한 날이었다. 설날인데도 학교에서 시험을 봤고 들뜬 마음에 시험을 봐서인지 시험을 망쳐서 기분이 안 좋았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갑자기 도시락 검사를 하셨는데 반찬으로 아침에 차례 지내고 남은 음식을 싸 왔다고 혼이 났다. 그래, 거기까지는 나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도 같이 당한 일이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집에 가서 더 큰 불행이 닥쳤다. 새로 산 설빔을 입고 어젯밤에 방앗간 집에서 몰래 얻어 온 가래떡을 먹으면서 놀고 있는데 경찰이 나타나 내 설빔에 먹물을 뿌렸다. 내 예쁜 새 옷뿐 아니라 맛있게 먹던 가래떡도 온통 먹물 범벅이 되었다. 마지막 한 개 남은 것이라 동생이 달라고 해도 안 준 귀한 떡인데 말이다. 그 꼴로 집에 돌아가면 혼날까 봐 무서워서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숨어 있다가 나를 찾으러 오신 아버지께 딱 걸렸다. 혼날까 봐 심장이 두근두근하는데 아버지께서 우리 설날을 없애려고 일본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며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셨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자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우리 설날을 없애려는 일본 사람이 미워서 눈물이 났고 설날인데 쫄쫄 굶어 배가 고파서 눈물이 났다. 오늘은 즐거운 설날이 아니라 슬픈 설날이었다.
정월 보름에 마을 제사를 지내고 나면 온 동네가 잔치로 시끌벅적했어. 농악대가 집집마다 돌면서 풍물놀이로 땅의 신을 달래는 ‘지신밟기’를 했고, 보름달이 잘 보이는 곳에 나무와 짚을 묶어 달집을 지어 놓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붙여 태우는 ‘달집태우기’를 하면서 성대한 마을 잔치를 이어갔지.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더위를 팔러 다니느라 바빴는데 더위를 어떻게 팔았을까? “만수야, 내 더위 사가라!”, “칠성아 내 더위 사라!” 하고 정월 보름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말로 더위를 팔았어. 그러면 그해 여름은 더위를 먹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다고 믿었대. 장난꾸러기들에게는 그것도 재미있는 놀이였을 테니 서로에게 먼저 더위를 파느라 정신이 없었을 거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신나게 더위를 팔던 아이들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서 남의 집 부뚜막에 올려놓은 밥을 훔쳐 먹었어. 그땐 그것이 당연한 놀이였다고 해. 아이들을 위해 일부러 부뚜막에 밥을 담아 올려놓기도 했다니 말이야. 원래 남의 집 밥이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법이잖아?
남의 집에서 얻어 온 밥을 배불리 먹은 아이들은 빈 깡통에 구멍을 여러 개 뚫고 둥그런 나무를 넣고 철사로 끈을 만들어 밤이 되기를 기다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