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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111635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19-05-31
목차
시인의 말·05
제1부
아지매·13
호박 잘라보셨나·14
애호박·16
파·17
가지의 계절·18
모과·19
나목·20
탱자·22
굴참나무·24
노년·26
지붕 없는 집·27
청매실·28
가을이다·29
미루나무·30
나무는 잎으로 돌아간다·32
나무는 옆으로 자란다·33
제2부
장마가 올 때·37
그루터기 남기지 않는 꽃·38
인연·39
벚꽃 만개·40
귀인·41
분갈이·42
주상절리·43
두 장님·44
우리는 잠들 수 없다·45
먹방·46
개헤엄·47
셀카·48
숯불·49
개미집·50
얼굴·51
인생의 법칙·52
제3부
녹슨 칼·57
불감증·58
전성기·59
벼 이삭 고개를 숙일 때·60
자인 시장통·62
화담(花譚)·64
어물전·66
내 안의 그리스도·68
흑백사진·69
봄바람·70
봄비·73
문들아·74
5월이면·76
플라타너스·77
우산 속으로·78
제4부
목련꽃 지는데·83
술래잡기·84
엄마의 엄마·85
가시나무에는 눈도 내리지 않는다·86
집으로·88
짱돌·89
고추잠자리·90
노래하는 세상·91
홍수·92
다랑논·93
12월·94
비채화·96
해후·97
띄어쓰기·98
내려놓기·99
시인의 산문·10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대청마루 모퉁이에 둥개둥개 올려놓은 누런 호박
호박전 부치려고 잘라보니 속이 텅텅 비어 있다
익는다는 것
빈 것이 되는 것이었다
나이 든다는 것
속에서부터 회오리바람 이는 것이었다
겉은 반질거리나
텅 빈 속에는 빨리지도 않는 할매 젖가슴을 물고 있는 씨가 쉴 새 없이 꽁알대고 있었다
파먹고 파먹은 어미 속에는
이제 내어놓아도 까딱없을 자식이 줄줄이 달려 있었다
빈 속에는 얼기설기 달라붙은 핏줄
지금까지 살아온 거죽에는 타들어 간 속내가 달라붙어 있었다
늙는다는 것
그렇게 속에서 타들어 가는 것이었다
―「호박 잘라보셨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