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파스타

프랑스에서 요리 연구가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다양한 요리책을 출간했다. 냄비 하나에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이기만 하면 완성되는 기발한 원포트 레시피(One Pot Recipe)는 프랑스 주방에 새로운 유행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인스턴트 라면처럼 모든 재료를 넣고 15분간 끓이면 마법을 부린 듯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완성되는 파스타는 바쁜 파리지앵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의 레시피는 쉽고 간단할 뿐만 아니라 재료의 궁합이 환상적이라 누가 해도 뛰어난 맛을 보장한다. 냄비 하나로 만드는 매직 파스타는 감각적인 사진과 세련된 디자인이 더해져 프랑스 요리 책 분야의 장기 베스트셀러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솜씨 좋고 눈썰미 좋은 어머니와 미식가이면서 대식가인 건축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어머니는 당시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전기오븐으로 빵과 과자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요리를 뚝딱뚝딱 만들어주셨다. 마치 마술 상자처럼 보였던 오븐과 함께 어머니의 엉터리 요리 보조로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요리를 처음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어린아이의 음식을 군말 없이 즐겁게 먹어주었던 가족 덕분에 꾸준히 음식을 만들었고, 그 이후로 막연하게 요리사란 꿈을 키웠다. 대학교에서는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프랑스로 유학, 식품포장학을 공부하기 위해 리옹에서 어학 과정을 마치고 오를레앙 대학에서 프랑스학 학위까지 땄지만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줄곧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식품공학 박사 학위를 마치고 한국의 대학에서 자리 잡길 바랐던 부모님에게 차마 요리학교의 학비를 보내달라고 할 수가 없어 파리 레스토랑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학비 때문에 시작했지만 레스토랑 일은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았고, 각종 실무를 익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PMT(Ecole de Paris des Metiers de Table)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요리사로 취직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국가공인 자격증 CAP(Certificat d’apptitude Professionnel)를 취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인 최초로 CAP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며 언론과 요리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요리 강의를 하고, 각종 매체에 요리 칼럼을 쓰고, 교수로(결국 부모님의 뜻대로 되었다) 재직하다가 2003년에 삼청동에 아따블르를 오픈했다. 그 이후로 아 미디(A Midi), 아따블르 비스(A Table Bis), 마 깡띤(Ma Cantine), 제주 아따블르(Jeju Atable) 등을 차례로 열었다. 여행하면서 현지의 맛있는 음식 먹기를 좋아해 만약 체력이 다해서 셰프를 할 수 없게 된다면 음식 여행 작가가 되지 않을까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