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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6419380
· 쪽수 : 100쪽
책 소개
목차
01 힘든 하루
02 그림에서 나온 소년
03 100살 소년
04 그림 식사
05 전시장 소동
06 그림 배탈
07 늙는다는 게 뭐야?
08 한꺼번에 달려드는 시간
09 마지막
리뷰
책속에서
할머니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느 때처럼 커피 한 잔을 들고 거실로 가다가 그림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과일 접시 뒤로 희미하게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림 속에 아이가 있었네? 왜 여태 저 아이를 못 봤지?”
그런데 소년의 모습이 어쩐지 낯이 익었다. 할머니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림 속 소년에게 말했다.
“거기 너니? 어제 그 아이가 맞다면 다시 한 번 내게 모습을 보여 주렴. 안 그러면 나는 내가 망령이 난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러자 그림이 울렁거렸다. 어제도 그랬다. 그리고 곧 그림 속에 있던 소년이 튀어나왔다. 할머니는 놀라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망령 난 거 아니야!”
“늙는다는 게 뭐냐 하면, 경험이 쌓이는 거야. 여기저기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이 일 저 일 많은 일을 겪으면서 쌓이는 경험 말이야. 책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들이지.”
소년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늙는다는 건 멋진 거네?”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거짓말이야. 그 말이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왜 그토록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지?”
할머니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문제라니까. 건망증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지. 사람들은 좋았던 걸 금방 잊곤 한다오.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기를 그렇게 기다렸고, 평생 남보다 나이 많은 걸 내세우곤 하면서 말이야.”
또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솔직히 말해 보세요. 그럼 할머니는 늙는 게 좋습니까?”
“늙는 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잘 늙어 가기를 바라야 하는 거지.”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그러니까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할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가 나인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묻는 것과 같아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할머니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늙는다는 게 무언지 아리송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