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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452059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5-09-10
책 소개
목차
序
패배하지 않기_커밍아웃
연애
삶 속에 섹슈얼리티가 자리 잡기까지
‘비연애’의 지분_이성애와 동성애, 연애와 비연애
인간다움의 기준_J군을 추모하며
찜방의 후예_연애와 성산업
공간
종로_존재와 부재의 시공간
이태원_축제와 일상의 간극
크루징_도덕과 혐오 범죄
종교
기독교도와 동성애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
성소자와 성소수자
수도자와 동성애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_성스런 혐오와 속된 사랑의 중심에서
한국 사회
최초의 야간 퀴어퍼레이드_어떤 행렬의 기록
최초의 광통교 동성 결혼식_당연한 결혼에서 다양한 가족으로
최초의 게이 인권 운동 단체_다양성의 역사
최초의 대규모 정치적 가시화_서울시청 무지개농성단
최초의 서울시청 광장 진출_2015년 퀴어퍼레이드
結
내마음에 맞는 곳은 어디일까_게이 커뮤니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성정체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연애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도 내가 게이인 게 싫고 부끄럽고 참담한데, 거기에 다른 사람까지 끼워 넣어 그들까지 참담한 신세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보통 동성애와 관련된 모든 인맥을 애초에 안 만들거나, 그것을 철저히 자신의 ‘보통 인맥’과 분리해 관리하게 된다. 그런 이들은 주로 ‘은둔’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사람들끼리는 보통 일시적인, 일시적이기에 불꽃 튀는 ‘위로’만이 가능하게 된다.
게이의 연애라고 해서 무언가 엄청 특별할 것은 없다. 게이의 연애 문제 안에는 게이 고유의 문제도 있지만, 사람이면 누구나 겪는 관계의 보편적 문제도 함께 끼어 있기 때문이다. 게이 스스로가 그 과정에 임하면서, 이 모든 곤경을 자신의 섹슈얼리티 탓으로 특권화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연애야말로 그런 분별의 감각을 예민하게 시험하는 리트머스 종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애 안에서 허우적대는 상태만큼 자기를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때도 드물기 때문이다.
게이들이 여기에 존재한다고, 이것도 삶이라고, 이것도 사랑일 수 잇다고, 우리도 인간일 수 있다고 외친 지 어언 스무 해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하여 우리에겐 그 세월을 버틴 커뮤니티와 그 세월을 지새운 종로라는 ‘공간’이 주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다음 단계에서 우리가 쟁취해야 할 것은 바로, ‘시간’에 대한 대책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노년의 게이들이 영원히 젊어야 한다는 주박이 아니고서도 어떻게 구체적으로 삶을 꾸릴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축적이, 여기 우리 손으로 길러지고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