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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55745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8-03-12
목차
제1부
벽화를 새긴 혀 012
하루를 펼치다 014
햇살 016
속도 안에서 017
꿈의 갱도 018
탔으면 갈 일이지 020
내 안의 국어사전 022
주민등록증 024
집중 025
의자의 말 026
조름나물 풀 한 포기 028
발걸음의 힘 030
광고지의 하루 032
검은 비닐봉지 033
구두 한 켤레 034
긴 터널 036
결속 038
제2부
숲길이 환한 이유 042
살구씨 한 알 043
청개구리의 꿈 044
태아의 소리 046
호롱불의 미학 048
흙의 진화 050
당신의 잠든 모습 052
나목裸木 054
가슴 속 씨앗 하나 056
가족사진 057
단축번호 058
꿈꾸고 싶어요 나는 아직도 060
겨울 산을 오르며 062
선인장 063
다 어디로 갔을까 064
가을 풀잎 066
꿈이 자라는 집 068
제3부
겁 없는 웃음 072
개울 물 074
고향의 봄 075
깃털 076
단짝 078
그해 여름 080
나는 홀로 있을 때가 좋다 081
물레 082
가을 냄새 083
두 손을 모으다 084
동행 086
딸아이의 풍선 088
마음 안의 풍경 090
문패 092
바람의 입김 094
버려진 시간 096
동안거 098
진술陳述 099
제4부
불현듯 102
빗장을 열다 104
생각을 대신하는 도구 106
숨결을 나누다 107
삼태성三台星 108
순간의 짐승 110
숨은 얼굴 112
사춘기 113
인연 114
채찍 속의 힘 116
초록 숨 117
책장 118
회상 120
뻐꾸기 울음소리 122
열대야 124
해설
순수한 생산 의지의 시인 정신이 펼치는
현대적 감성의 언어 │심상운 126
저자소개
책속에서
벽화를 새긴 혀
언어가 있기 이전 사람들은
마음 한켠 전할 말을 찾지 못해
동굴에 벽화를 새기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갇힌 혀는 부싯돌처럼
손끝에 피맺힌 줄 모르고 그어대도
한 올의 무늬조차 풀어내지 못할 때도 있다
밤이면 화덕 가에 둘러앉아
사냥해온 고기를 구우며
수화를 하듯 동굴에 가벼운 깃털을 새겼다
칡넝쿨이 얽히듯 생각과 혀가 뒤엉킬 때
사슴한테 겨누어야 할 화살촉이 바위에 꽂혔다
서로 눈빛을 끌어당기던 날
캄캄한 동굴 안에서
붉은 숨결을 토해내는 혀는 거친 짐승이었다
가끔은 서로 날 선 혀로
불꽃 튀는 분노를 새겼다
눈빛과 표정이 한데 섞인 혀는
말보다 무서운 소통의 힘을 지녔다
꿈꾸고 싶어요 나는 아직도
온몸에 햇살 받으며
가고 싶은 길이 있었다
혼자서 애써 길 나섰지만 햇살은
등을 따뜻이 감싸주지 않았다
차디찬 눈길에서
아무도 몰래 통증을 앓았다
스스로 찾은 그 길
한순간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때로는 가시덤불이 얽혀 있을 때도 있었지만
무당이 제 흥에 겨워 춤추듯 신이 났다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펼치던 날
머리 위에 쏟아져 내리는 눈 부신 햇살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한때는
가슴 속 세포들이 요동칠 때도 있었고
겁도 없이 뛰어든 길도 있었다
어쩌면 가도 가도
끝내 닿을 수 없는 길이 될지라도
오늘도 내일도
끝없이 가고 싶은 그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