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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561911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4-11-22
책 소개
목차
등장인물_ 8
Part 1 여름
지안 · 찬란한 여름, 쓰레기 같은 여름_ 17
새봄 · 아이 같아서_ 33
민 · 내 안의 모든 글자를 만든 사람_ 42
희나 · 내 마음은 고마움이라고?_ 53
Part 2 가을
지안 · 인생에 빨간불이 들어왔다_ 67
새봄 ·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_ 78
유준_ 84
민 · 우리도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했다_ 91
희나 · 큰 파도가 작은 파도가 될 때까지_ 103
Part 3 겨울
희나 · 산다는 것은 계속해서 이별하는 것_ 119
지안 · 자발적 백수_ 130
새봄 · 준비의 계절_ 141
유준_ 144
다시, 새봄_ 148
다시, 유준_ 153
민 · 우리의 겨울_ 157
준_ 163
Part 4 봄
지안 · 봄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_ 173
새봄 · 고여 있어도 괜찮다 말하는 사람_ 187
민 · 밥 먹었어?_ 196
준_ 200
다시, 민_ 205
희나 · 어느새 벚꽃이 만개해 있었다_ 209
Part 5 또 다른 계절
소윤 · 이게 사랑 아니면 무엇일까_ 221
작가의 말_ 22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른이 넘었고, 5년을 만났다. 연락 횟수로 싸움을 만드는 일은 진즉 끝났다. 긴 시간 동안 사랑과 더불어 커진 것이 있다면 의리였다. 우리의 의리는 견고하고 단단하다고 믿었다. (중략) 하지만 건우는 달라져 있었다. 한 해에 두세 번 있는 사소한 다툼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헤어졌다. 서른을 넘기고 한 연애인데도, 열아홉 번의 계절을 함께 보낸 사랑인데도 쉽게 끝났다. 누가 왜 헤어졌는지 물으면 더는 그림을 그리지 않아서라고 이야기할 만큼.
- ‘Season 1 여름’ 중에서
30대의 이별이 20대의 이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음 가는 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애가 끝났다고 해서 울고, 술 마시고, 욕하고, 또 우는 일을 종일 반복할 수 없었다. 30대는 그래서는 안 되는 나이였다. 헤어짐이 슬퍼도 술은 다음 날 지각하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마시고, 출근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동료들과 인사하고,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업무를 처리하고, 무사히 퇴근해야 했다. 밥을 거르면 체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 일상이 무너진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 나이. 먹고 싶지 않아도 끼니때마다 입으로 뭔가를 넣어야 하는 나이. 지안도 다르지 않았다.
- ‘Season 1 여름’ 중에서
다행이었다. 오늘을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다면 곪아버릴 것 같았다. 꼭 누군가에게 모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무에게도 속마음을 터놓을 수 없다고 상상하면 무서웠다. 몇 년 동안 진운이 없는 삶은 생각해보지 않았고, 그래서 마음이 통제되지 않았다. 빈틈이 생기면 버려졌다는 생각이 찾아와 머릿속을 헤집었다. 그런 새봄의 마음을, 아니 표정을 읽었던 걸까. 소윤이 들어주었다. 사소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선택을 응원하고,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을 칭찬해주었다. 조그마한 일을 걱정으로 만드는 새봄에게 조그마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언젠가 새봄이 언니가 없었으면 버티지 못했을 거라고 고백하자 소윤은 말했다. “아니, 혼자여도 버텼어. 너는 버틸 수 있는 사람이니까.”
- ‘Season 1 여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