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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24시간

낯선 24시간

김태선 (지은이)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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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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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낯선 24시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413219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7-11-22

책 소개

소설문학 소설선. 2014년에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랩타임'으로 등단한 김태선 작가의 첫 소설집. 공간의 '사이'를, 시간의 '틈'을 적극적으로 파고 들며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목차

● 작가의 말/ 4

랩타임 9
밤의 경기장 35
낯선 24시간 57
출국장 85
올리바, 올리브 109
터치 137
극지연구소 161
정전 183
소풍 211

● 해설 | ‘사이[間]’에 머물기 - 김나정/ 240

저자소개

김태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인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인천에서 살고 있다. 2014년에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랩타임」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 인천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첫 소설집 『낯선 24시간』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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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장례식장에서 아내는 계속 울기만 했다. 장례식장은 얼마든지 울 수 있는 장소다. 통곡을 한다 한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고인을 잃은 슬픔이 아니어도 누구라도 울고 싶은 이유는 백 가지라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아내는 자신을 위해 울었는지도 모른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내의 감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민 부장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오랜 병수발로 피로가 쌓였을 테고, 여행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다만 장례식이 끝난 직후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아내는 눈 위에 올려놓았던 찜질팩을 내려놓고,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여행을 계획했을 수 있다. 하지만 불쑥 생각이 나서 여행을 가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여행을 마치면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혹은 아내가 ‘당분간’이나 ‘며칠 동안’이라는 말을 생략했거나, 이미 말했다고 착각해서 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 관련이 없는 소도시에 있는 도시형 아파트 이름은 여행과 상관이 없으며 아내가 한 말 중 가장 명확한 표현이었다. 그 말은 가출이나 별거와 동의어이고 그 다음 일은 예측하고 싶지도 않았다. 말이 나왔을 때 분명하게 물어봤어야 했다. 물론 감정이 격해져서 일단 그 순간을 넘기려고 했을 것이다.습관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도 그런 식으로 작용했다. 아내와 삼십 년을 사는 동안 어느 때부터인지 화를 내거나 따져 묻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감정이 상하거나 문제가 터지면, 일단 거리를 두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혹은 모른 척하거나 딴청을 하는 것으로 맞부딪치는 것을 피해왔다. 관계의 특이성에서 비롯되었든 누군가의 성향 때문이든 그렇게 되었다. 이번에도 아내가 집을 나선다는 얘기를 꺼낼 때, 민 부장은 일단 뒤로 물러섰다.
아내가 가겠다고 하는 아파트는 적은 보증금에 월세로 갈 수 있는 곳으로 1인 가구에 적합한 원룸형으로 짐작됐다. 그런 곳에 왜 가려는지, 생활비는, 따로 모아놓은 돈이라도 있는지, 직장을 구하기라도 했는지, 심지어 다른 누가 있는 것인지 하고 싶은 말이 줄줄이 목구멍으로 올라오려는 것을 참느라 이를 꽉 물었다. 이제 와서 여행에 대해 묻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 「낯선 24시간」 중에서


… 귀를 관통하는 통증과 두통 증상을 느끼며 정신이 들자 다른 세계로 들어오는데 성공했다는 것을 알았다. 밖은 새벽 어스름에 싸여 있고 가로등만 존재감이 있었다. 벨트를 풀고 문을 열고 나와 차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이번엔 가드레일을 들이받지 않고 제대로 들어왔다. 시계는 10시 10분 12초에서 정확히 멈추어 있다. 전처럼 이소가 걸어오고 있다. 오랜 친구처럼 정다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두통 때문에 자꾸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소를 따라 연둣빛 건물로 가서 알약을 삼켰다.
“다시 올 줄 알았어요. 이곳에 계속 머물 작정이라면 마음껏 속도를 즐길 수 있지만, 다시 돌아갈 생각이라면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아요. 아저씨의 시간으로 이곳에서 두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그건 늘 내가 원했던 시간이다. 말하자면 하루에 두 시간이 더 있다면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상한 일이다. 두 시간이라니.
차는 굉장했다. 내가 도저히 만져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일반 차량으로 환산하면 1,500마력이 넘으니 초 슈퍼카인 셈이다.
“보통 사람에게는 이 차를 준다 해도 운전할 수 없어요. 일부 애호가들만 즐기죠. 전자장비 도움으로 운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머신의 기본 메커니즘과 인간 감각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다룰 수 있어요.”
이소가 반짝이는 키를 내 손에 쥐어준다. 출발을 잘할 수 있을지, 긴장과 기대가 교차된다. 양쪽 어깨와 차체가 거의 닿는다. 두 다리도 누에고치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기분이다. 겨우 두 다리를 밀어넣고 클러치, 브레이크, 가속페달 위치를 확인했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쿠구궁 에에엥’ 포뮬러1 특유의 엔진 음이 터져 나온다. 속도를 좀 올려도 페달은 돌덩이처럼 무겁다. 감각이 확장되어 노면의 촉감이 그대로 발바닥에 전달된다. 살짝 건드려도 튕겨나갈 자세가 되어 있는 질주본능으로만 뭉친 존재다. 속도와 나는 일체가 되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순간이다. ― 「랩타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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