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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685029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16-11-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녀들의 영혼은 소녀의 날 것이었다
1. 자유를 찾다, 생의 의미를 찾다 _ 이묵순
2. 춤은 내 아픔의 치료제 _ 김금선
3. 20대 청춘의 반을 동독 형무소에서 _ 장현자
4. 딸의 영화에서 나를 찾다 _ 방영숙
5. 간호사, 엑스트라 배우, 자원봉사자까지 _ 김은숙
6. 해군장교의 제복을 벗고 _ 박화자
7. 노년을 사는 해법, 배움 _ 박말숙
8. 거침없는 인생, 아우토반처럼 달리다 _ 노미자
9. 아버지, 마지막은 사랑이었네 _ 박애자
10. 어느 날 노래가 내게로 왔다 _ 박모아 덕순
11. 미지의 땅을 향한 호기심 _ 안영임
12. 더 이상 간호사가 아닌 의사 _ 이민자
13. 코리안 나이팅게일 정신을 실천하다 _ 정유선
14. 인생은 내 길을 달리는 마라톤 _ 윤승희
15. 누구나 인생의 밤에서 낮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있다 _ 이영숙
16. 35년 후 마지막을 함께한 효부 _ 한도순
17. 고통이 꿈을 꾸게 한다 _ 석봉건
18. 우리는 국제시장 부부 _ 안덕례
19. 벼랑 끝 바위 위에 올라섰지만 _ 정광수
20. 릴케의 향기가 나는 아버지의 편지 _ 김종숙
21. 성실의 열매는 달다 _ 김도남
에필로그 살아남은 자들이 재발견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파독 간호사들의 희노애락 사진모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금선은 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했다. 사실 그녀가 독일에 온 이유는 동생 때문이었다. 남동생이 공부를 곧잘 했다. 하지만 보조기에 의지해서 움직이는 선천성 소아마비를 가지고 있었다. 어릴 때 동네 아이들이 남동생을 ‘병신’이라고 놀리면 똑순이 금선이 바람막이가 되어주었다. 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마늘 냄새를 아는 독일인들이 거의 없었다. 사실 마늘 냄새는 그리 유쾌하진 않다. 오랜만에 마늘장아찌를 보자 밥을 한 솥 해서 실컷 먹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 나올 이야기지만 그때는 직장을 그만두라고 할까봐 두려웠다. 옆에 있던 독일인 수간호사가 은숙이 마늘을 많이 먹었다고 말했고, 의사는 당장 집에 가라고 다그쳤다. 은숙은 너무 서러워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고, 그날 결국 일을 하지 못하고 기숙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음식에 제한이 있으면 있을수록 복받쳐 오르는 갈증은 심해져 갔다. 음식은 훈련을 통해서 제어되는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애자는 그때 이별이 힘들어서라기보다 서러워서 울었다. 떠나는 딸에게 독일에서 건강하게 있다 돌아오라는 말이 아닌, 돈만 벌어서 보내라고 하는 말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애자는 효녀였다. 어머니가 눈에 밟혔다. 용돈 몇 마르크만 남겨놓고 전부 한국으로 송금했다. 눈물의 빵이라는 말은 그에 빗대어 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3년이 지나니 계약이 끝나 한국에 아예 들어가거나 방문하곤 했다. 하지만 애자는 갈 수가 없었다. 아버지에게 가고 싶다고 하니 ‘비행기 값 아까우니 그 돈을 보내라’고 했다. 결국 독일 온 지 11년만인 1977년에야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