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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예술 통사/역사 속의 예술
· ISBN : 9791187789130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8-01-11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 극장, 역사를 말하다
김옥균이야기는 극장에서 어떻게 기억되는가
군국주의 극장에 투영된 민족사이야기
2. 극장, 젠더를 말하다
식민지 여배우와 스캔들
김명순, 연극으로 하위주체를 말하기
3. 극장, 민족주의를 꿈꾸다
릿쿄대학시대의 유치진, 연극으로 정치하기
오영진, 일본어 글쓰기로 민족주의를 꿈꾸다
월경(越境)하는 식민지 극장: 다이글로시아와 리터러시
4. 영화인의 극장정치
신상옥은 영화 <꿈>을 왜 두 번 만들었을까
남북한 분단체제와 신상옥의 영화
주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문화텍스트에서 역사 인물의 재현은 한마디로 기억담론 투쟁 행위에 다름 아니다. 그 문화텍스트들에는 역사 인물에 대한 서술 주체의 각기 다른 기억 욕망이 존재하며, 그 문화텍스트를 담는 미디어/정치/자본의 기억 욕망, 당대 정치권력의 기억 욕망, 그리고 대중들의 기억 욕망 등이 서로 욕망의 경합(contest)을 벌여서 특정한 기억이 구성된다. 식민지시대의 문화텍스트에 나타난 김옥균에 대한 기억 욕망과 재현방식들도 아시아주의의 전유, 민족주의 및 대중 미디어의 전유, 군국주의의 전유라는 세 가지 부류의 기억 욕망이 서로 경합하며 김옥균에 대한 기억의 정치학을 창출해냈다.
일제 말기 식민지 역사극에서 일반적으로 고대사 이야기가 과거 민족이야기에 대한 향수로 작용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이조'이야기는 대개 수치스러운 민족이야기로서 원망(怨望)과 회한(悔恨)의 대상이 되는 경향이 있었다. 다시 말해, 고대사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민족이야기의 측면을 갖는다고 한다면, '이조'이야기는 대개 부정적인 민족이야기의 특징을 갖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 역사극의 두 가지 부류인 고대사 이야기와 이조이야기가 모두 식민주의와 민족주의라는 양가성(ambivalence)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사실은 식민지 조선에서도 여배우의 출현은 지난한 난관을 거쳐야 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난관의 핵심은 근대 여배우에 대한 인식과 근대적 젠더의식 사이의 격차에서 비롯된다. 근대 동아시아에서 여배우에 관한 담론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근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연극의 지위, 그리고 근대국민국가 창출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이라는 문제가 서로 긴밀하게 착종되어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러한 문제들의 착종과 접합을 가장 표 나게 보여주는 실례가 여배우와 추문(醜聞)(스캔들)이라는 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