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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904373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2-11-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말
칠석의강
서해에오면
위성접시안테나를바라보고있으면
바다의꿈
꿈꾸는것들은뇌사가없다
비에젖은지구의
아버지의밥
딸에게읽어주는동화
조개의연륜
十月
리모컨이없으면불안해
불안한절약
아버지의리모컨
뼈없는닭발
世上愛
사랑의방향
빨래판
바로거기
락따나
종유석
아파트
겨울공화국
애수의소야곡
어린이날
李箱의房
룰루라라, 비데
똥이될수없는씨
백만불짜리다리
지극히漢文적인그녀
체통
시를낚다
외삼촌이집을나갔다
불법주차된바다
심플한生
파킨슨氏
사랑의실천
묻지마관광
남성삼각팬티의구조역학
졸고있는사천왕
폐지
인공지능이사랑한다고말할때
세탁기가되돌려빠는것은
콘서트7080
Home으로가는길
솜사탕
쭈끄러든다는것
혀라는당신
왕릉일가
열락처熱樂處
공치는날
건전지사랑
오래된입
덕혜옹주
북한産라이터
달동네
백년동안의고독
웃음의반대쪽
잠복소
북
눈의은유
■해설| 이명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꿈꾸는 것들은 뇌사가 없다
무를 썬다
채칼에 찢겨 나가는 몸통,
시뻘건 고춧가루에 버무려져
상처가 쓰리다 뭉텅뭉텅,
머리만 남아 있다 그러나
짜디짠 생활의 손아귀 밑반찬이 부족해도
머리는 토막 내지 않는다
삼켜버리기엔 너무나 단단한
추억의 창고
그곳에 무의 뿌리가 있다
싱그러운 햇살의 아침,
캄캄한 어둠을 일구던 저녁이 있다
해충들과의 고단한 싸움,
나비와 벌들과의 즐거운 한때도 고여 있다
그 잊을 수 없는 날들의 힘으로
무의 머리는 푸르다
접시 물에 무의 머리를 담가 놓는다
볕 바른 창문 아래
푸근한 단꿈의 자리를 깔아 준다
오래지 않아 무는 싹을 틔울 것이다
찢겨 나간 쓰린 자국의 몸통을
활짝, 열어젖힐 것이다
칠석의 강
여기서는 아무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슬픔이 수시로 돋아나도
길은 여전히 찬란하고
공중에 몸을 던진 별들이
엄숙히 흩어지는 하늘
여름이 가고 직녀야
우리 서로 쉬이 잊지 못하는 사람이나 될까
하나 남은 믿음이 새벽에 젖도록
쓸데없는 일 모두 다 잊고서는
동화처럼 강물이 흐른다
늙은 산은 가뭄보다 더 깊이 엎드려
더는 벌레를 울리지 않는
여름이 가고 나무야
우린 얼마나 떨려야 잎새를 지울 수 있느냐
우리는 천천히 살아갈 것이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곳에서
생의 고단한 썩음과
단순한 탄력을 수런대며
하나 남은 사랑이
저녁강을 남몰래 끌어안을 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