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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88605163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엄마’라는 상처
1부 엄마의 세계, 엄마라는 세계
엄마가 소녀였을 때
결혼, 다른 사람이 될 기회
엄마로부터 달아나기
가련한 엄마의 포로가 되어
사라지는 몸, 감춰지는 몸
엄마의 일, 고귀하거나 비천하거나
박완서 그리고 나혜석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 말고
엄마는 세계를 가족 안에 지었다
나를 사랑한, 아니 지배한
그레이스, 딜런, 케빈 그리고 그들의 엄마
2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까
결혼 속으로 잡아끌었다가, 결혼 밖으로 떠밀었다가
엄마 됨의 권능과 무능
엄마와 딸, 양육의 공동체
엄마들만이 가지는 비밀
저 불은 누가 켠 걸까
자기 욕망에 솔직한 엄마들
엄마에게 받고 싶은 유일한 것
엄마가 사랑과 돌봄의 원천이라면
내가 나일 수 있을 때
나가며 | 엄마를 더 이상 ‘엄마’ 안에 가두지 않기 위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런 이야기를 쓰는 동안 엄마의 삶이 내 삶과 겹쳐졌다. 미숙하고 어린 양육자였던 엄마의 경험과 두 아이를 키운 엄마로서의 내 경험이 섞였다. 엄마의 한계와 불완전했던 내 양육 과정이 포개지면서 세대 차이나 시대 때문에 달라 보일망정 본질적으로는 같은 여자들의 삶이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냈다. 엄마 세대 여성들은 누군가의 딸로만, 아내로만, 엄마로만 살 수 있었던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자 오래 묵혀둔 마음 깊은 곳 원망의 이야기가 이해의 드라마로 변해갔다.
딸들의 세계는 엄마가 갖고 있었던 세계만큼의 크기에 시대 변화와 간접 경험으로 자각하게 된 새로운 가능성이 보태진, 조금 더 큰 원이 겹쳐진 세계가 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이 내가 그릴 수 있고 나아갈 수 있는 세계의 크기이자 경계였다. 이 세계는 새로 생긴 여분의 면적보다 엄마의 세계와 포개진 교집합의 면적이 언제나 훨씬 크다. 그래서 우리 세대가 넓힌 세계와 엄마가 물려준 세계는 종종 모순을 일으켰다. 그 모순은 도약이 필요한 순간마다 제약이 되었다. 나는 엄마가 기대했던 딸로 살지 못해 엄마를 실망시킨 일에 미안해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살고 싶었던 나로도 살지 못했다.
나는 엄마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게 엄마 삶의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끝내 알 수 없는 것처럼 엄마는 자신이 원하는 딸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히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