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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4413707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5-11-05
책 소개
★★★
짐 로저스 추천!
“세계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중국을 보라.
중국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한국은 의대, 중국은 공대” ― 대한민국의 진짜 위기를 마주할 결심
실로 3년은 너무 길다. 챗GPT 모멘트, 생성형 AI가 등장한 것이 2022년 11월이다. 3년 사이에 AI 시대로의 대전환이 파죽지세로 전개되었고, AI 서비스가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 천금 같은 시간에 정작 대한민국의 연구개발(R&D) 예산은 대폭 축소되었으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인쇄술과 인터넷 이래 가장 파괴적인 지식 생산의 혁신 속에서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 1위로 급부상한 기업이 GPU와 AI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Nvidia)다. 바로 그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1963년생)의 행보가 영 심상치 않았다. 2025년 1월 20일, 젠슨 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메타,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의 수장들이 맨 앞줄에 도열해 있을 때, 정작 그는 워싱턴이 아니라 태평양을 건너 베이징으로 향했던 것이다.
젠슨 황은 동방의 봄, 춘절 행사에 참석해 춤사위를 선보였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검은 가죽재킷을 벗어 던지고, 중국의 전통 복장으로 단아하게 갈아입었다. 영어가 아니라 중국어로 소통했으며, 화웨이(華爲) 매장을 방문해 감탄사를 연발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CEO인 왕싱싱(王興興)과도 어울리며 사진을 찍었다.
연초에 ‘물리(Physical) AI 시대’를 선포했던 그로서도 중국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아니, 세계 최대의 자율차 시장이자 로봇 시장인 중국이야말로 엔비디아의 장래가 걸린 사활적인 장소였다. 4년짜리 미국 대통령보다 14억 중국 인민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나아가 혹여나 미국의 봉쇄가 중국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과연 그의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으니, 중국의 생성형 AI 서비스 딥시크(DeepSeek)가 출격한 날도 바로 1월 20일이었다.
오늘날 중국 테크 기업들의 창업자 대부분은 1979년 개혁개방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세대다. 딥시크의 량원펑(梁文鋒, 1985년생)과 유니트리의 왕싱싱(1990년생)을 비롯해, 저가 쇼핑의 상징이 된 테무(Temu)의 황정(黃?, 1980년생), 틱톡(TikToc)을 개발한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장이밍(張一鳴, 1983년생), 세계 최고의 드론 기업 DJI의 왕타오(汪滔, 1980년생), AI 반도체 스타트업 캠브리콘(Cambricon)의 천톈스(陳天石, 1985년생)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야말로 21세기를 주름잡고 있는 “화려한 공산주의자”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들이다.
이 신세대의 신공산주의자들은 미국이 주도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익숙하면서도 일방으로 추종하지 않는다. 도리어 추격하고 추월하고 초월하려고 한다. 미국을 능가하겠다는 투지와 애국심으로 눈빛이 이글거리고, 공산주의 이념과 이상에 대한 헌신에도 투철하다. 중국은 매년 600만 명의 이공계 인재가 사회로 진출하고 있다. 그중 ‘21세기형 공산주의자’들이 0.01퍼센트만 있어도 한 해 600명, 10년이면 6000명을 헤아리게 된다.
이 3040이 테크노-차이나의 혁신을 선도해가고, 21세기에 태어난 1020은 량원펑의 모교(저장대학교)를 탐방하려 줄을 서고 있다. ‘창업가형 공산주의’ 정신에 불을 지핀 것이다. 바람직한 공산주의 인간의 모델이, 구질서를 타파하는 혁명가에서 신질서를 창안하는 기업가로 변모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 본토에 등장한 AI 스타트업만 4000개를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흡사 1960년대 아폴로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던 미국, 1990년대 닷컴 버블 때의 실리콘밸리를 연상시키는 패기와 열기가 만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중국 인식’은 세계사의 흐름에서 나 홀로 비껴나 오로지 과거의 냉전적 인식에만 갇혀 있다. 심지어 반중/혐중의 시대착오적 퇴행으로까지 흐른다. 그야말로 14억 인구가 과학기술이라는 길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중국을 제대로 포착해낼 안목도 의지도 없는 것이다.
이제 ‘변화하는 세계 질서’의 ‘빅 사이클’을 주시하면서 새로운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 발상의 대전환의 선결 조건이 바로 제대로 아는 것이다. 중국의 현재를 적확하게 짚고, 과감하게 미래를 전망해보는 실사구시의 태도를 갖추어야만 대한민국도 다음 30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중 간 선택을 강요받는 코너로 내몰리는 것이 아니라, 100여 개 중간 지대 나라들에게 제3의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선도국가로 레벨업해야 한다. 한국이 그런 역할을 해주기만 한다면 언제든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시아의 미래 세대를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부디 이 책이 대한민국의 다음 30년을 준비하고, 다른 백년의 대전략을 구상하는 데 미력하나마 일조할 수 있다면 좋겠다. 구태여 3년 만에 다시 ‘테크노-차이나’를 복기하며 복간하는 까닭이라고 하겠다.
미래기술의 최첨단 ― 스페이스, 바이오, 그린·어스, 디지털·AI
중국은 과연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1.
달/화성 탐사, 우주정거장 건설, 위성 항법 등 우주 산업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발군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2016년은 21세기판 ‘스푸트니크(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쇼크’에 빗댈 수 있는 해였다. 중국이 세계 최초로, 궁극의 통신 시스템인 양자통신 기술을 탑재한 양자과학위성을 쏘아 올린 것이다. 또한 2019년 1월 3일에는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해 독자적인 달 탐사를 시작하면서 21세기에 두 번이나 달에 도달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첫 착륙은 2013년이었다). 그러나 달이 최종 목적지인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더 멀리 더 깊이, 심우주로 나아가는 중간 기착지일 뿐이다. 실제로 2021년에는 화성 탐사라는 목표도 달성했으며, 목성 탐사는 2029년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완성했다. 16개 국가가 공동 참여한 국제우주정거장이 2030년까지 수명을 다하면 중국은 유일무이 우주 연구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이른바 중국우주정거장 ‘톈궁’(天宮)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톈궁을 발판으로 2030년까지 인류 최초의 유인 달 기지를 건설하고, 2049년에는 달에서 영구적으로 우주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개발 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또한 추진 중이다.
한편 중국은 미국 GPS의 대항마 격으로 독자적인 항법 시스템인 베이더우[북두(北斗)]를 구축했다. 2000년 첫 위성을 쏘아 올린 이래 지금까지 총 55기를 발사했으며, 2025년 현재 35기 체제로 운영되면서 GPS에 비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앞서가고 있다. 나아가 베이더우 시스템을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긴밀하게 연계하여(이미 30개 이상의 국가에 제공하고 있다), 장차 우주에서도 미국과 본격적으로 경쟁에 돌입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되었다. GPS를 대신하는 또 하나의 세계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주 시장이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우주 스타트업들도 폭발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특히 여섯 개의 기업이 반짝거린다. 링크스페이스(LinkSpace), 갤럭시스페이스(GalaxySpace), 랜드스페이스(LandSpace), i-스페이스(i-Space), 갤럭틱에너지(GalacticEnergy), 스페이스티(Spacety)다. 혜성처럼 등장한 이들은 설립한 지 겨우 4~5년 남짓 만에 미국의 우주 기업들에 못지않은 괄목할 성취를 거두었다. 궁극적으로 이들의 로켓과 위성 기술은 중국의 초대형 우주인터넷 프로젝트 ‘궈왕’(國網)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처럼 지구 저궤도에 1만 3000여 개 통신위성을 올려 전 지구를 연결하는 우주인터넷망 구축 프로젝트다. 지상과 천상을 잇는,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중원의 메가 프로젝트인 것이다.
2.
신약 개발, 유전자 분석 정밀의료, 맞춤의학, 인공생명 등 바이오 공학에서도 중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고 있다.
중국이 아직 미국을 따라잡지 못한 영역이 생명과학과 임상의학, 이른바 ‘바이오’라고 통칭되는 분야다. 달리 말하면,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능가한다면 명실상부 21세기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한다고 하겠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생명공학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신약 분야가 두드러진다. 백신, 항체 및 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또한 중국 정부가 핵심 기술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6년부터 추진해온 ‘국가과학기술 중대전문프로젝트’의 소산이다. 또 2010년에 설립된 ‘줄기세포연구 국가지도조율위원회’, 2015년에 설립된 ‘국가정밀의료전략 전문가위원회’ 등 국가 차원의 전폭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에 힘입어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새 밀레니엄의 문을 열었다면, 중국은 2018년 세계에서 가장 큰 게놈 프로젝트로 ‘맞춤 의학’의 새로운 문을 열어젖혔다. 중국인들이 앓는 질병의 유전적 근거를 규명하기 위해 중국인 10만 명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게놈 지도를 완성한다는 것이었다(이 게놈 지도는 2022년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 분야를 이끄는 대표적 기업인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는 이미 세계 최대의 유전학 연구소로 부상했다. 특히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작물과 형질전환 식물 분야 연구에서는 중국이 이미 미국을 넘어섰으며, 실제로 전 세계 유전자 편집 기술 임상시험의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3.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 에너지, 인공강우 등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에너지 산업 및 기후 엔지니어링 또한 전력을 다해 키워가고 있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국인 동시에 세계 첨단의 탈탄소 기술 국가다. 2012년 공산당 헌장에 ‘생태 문명 건설’을 명기한 이래 중국은 대대적으로 어스 테크, 그린 테크, 기후 테크라고도 하는 혁신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로드맵으로 ‘3060’을 제시한다. 당장 탄소 배출을 절감하기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목표이기에, 2030년부터 탄소 감소로 전환해서 2060년에는 탈탄소 생태 문명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그린/클린 에너지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풍력발전은 세계 최대 규모로, 전 세계의 67퍼센트를 차지한다(미국이 두 번째라고는 하지만 발전량은 중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태양광 발전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누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 발전 비용이 80퍼센트 이상 줄어든 것도 중국의 기술 혁신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그린 모빌리티로의 전환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수소차와 전기차는 중국의 국책 산업이다. 20세기 미국이 가솔린-엔진-자동차 시대를 선도했다면, 21세기의 중국은 전기-배터리-자율차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미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서, 제조와 판매에서 타국의 경쟁을 허락하지 않는 초격차 선도국이다.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 제조 역량은 전 세계의 4분의 3에 육박한다. 세계 전기버스의 90퍼센트가 중국에서 운행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긴 고속철도 역시 중국 전역의 도시들을 그물망처럼 엮어내면서 에너지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구공학과 기후 엔지니어링 분야도 개척하고 있다. 대기의 탄소를 지구 깊숙이 다시 집어넣는 탄소포집 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인공위성으로 지구의 생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지구와 태양 사이에 우주 반사기를 설치해 지구의 기온을 조절한다. 인공강우(Cloud-Seeding) 실험도 활발하며, 티베트고원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데 대한 대처 방법에도 기후공학이 적용된다. 기후재난을 면하고자 기술을 개입시키는, 인류의 필사적인 발버둥이라고 하겠다.
그리하여 이제 중국은 자신들의 그린 거버넌스를 글로벌 모델로 삼고자 한다. 붉은 중국이 아니라 녹색 중국으로 리브랜딩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중국 모델이야말로 기후재난 시대의 가장 적절한 거버넌스라며,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 문명을 통과하지 않고도 곧바로 생태 문명으로 단번에 도약하는 풀패키지 발전 모델을 공급해주겠다는 것이다.
4.
자율비행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 스마트카, 스마트시티, 디지털 금융, 디지털 거버넌스 등 또 하나의 가상 지구를 만들어가는 디지털/AI 산업에서도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2010년대에 중국은 컴퓨터와 노트북의 단계를 건너뛰고 곧장 스마트폰의 보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면서 단번에 모바일 경제가 번성했다. 14억의 방대한 인구는 스마트-모바일 경제와 접속하며 폭발적인 진화를 추동했고, 이후 코로나 팬데믹은 그 초가속적 디지털 대전환의 기폭제가 되었다.
2021년은 ‘디지털 차이나’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향후 15년,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 7대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화를 가속화해 2035년에 디지털 차이나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디지털 경제, 디지털 사회, 디지털 정부다. 여기에는 기초 분야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개발(R&D) 강화,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DX), 교육?의료 등 공공서비스 분야의 디지털화, 자율운전 택시 및 드론 등 교통?물류의 디지털화, 스마트 행정 등이 두루 포함된다.
이를테면 자율운전 시스템 아폴로(Apollo)를 개발한 바이두는 2021년 1월, 지리(吉利)자동차와 합작 기업을 설립해 스마트카 개발에 참여했다. 2021년 11월부터 베이징 시내의 도로 일부에서 유료 자율운전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30년까지 전국 100개 도시에서 운행하는 것이 목표다. 바이두 외에도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샤오미 등 많은 기업이 치열한 개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2025년 현재 중국의 자율운전 로보택시 서비스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테크 기업들의 경쟁으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국가가 사회문제를 설정하면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창출하며 해결해간다는 것이 중국 특유의 민/관 합작 방식이다. 이는 스마트시티 건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예컨대 항저우 시와 알리바바가 함께한 시티브레인(City Brain) 실험, 선전 시의 대표주자인 텐센트의 넷시티(Net City), 그리고 세계 최고의 스마트-그린 시티를 표방하며 만들어지고 있는 미래 신도시 슝안신구(雄安新區) 등을 들 수 있다.
21세기의 정보제국을 도모하는 중국은 이른바 ‘디지털 실크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오대양 육대주를 망라하여 중국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촘촘하게 지구를 엮어가고 있다. 5G를 주도하고 6G를 선도하고 있는 화웨이는 전 세계 170개 이상의 국가에 디지털 디바이스를 공급한다. 전 세계 CCTV의 40퍼센트 이상도 중국의 하이크비전(Hikvision)과 다화(大華)가 제공한다. 대륙 간 해저 광섬유 케이블을 까는 헝퉁(亨通)그룹은 세계 정보 연결망의 15퍼센트를 책임진다. 중국이 개발한 위성항공 시스템 베이더우도 세계의 수도 165개를 연결하며 미국의 GPS를 능가한 지 오래다.
즉 심우주부터 심해까지 펼쳐지고 있는 이 디지털 신경망이 모두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디지털 실크로드의 일부인 것이다. 고로 일대일로는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등 산업 문명의 전통적인 인프라 건설에 그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오프라인에 온라인을 결합해 디지털 인프라까지 패키지로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디지털 일대일로는 새로운 제국의 탄생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스마트 인프라를 보급하고 스마트시티를 공급하면서, 무력 행사와 군사력 투입 없이도 지능적으로 미래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전 지구에 눈과 귀를 장착한 네트워크를 장악하면서 탈영토화된 미래형 제국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목차
다시 쓰는 서문_ 화려한 공산주의가 온다
21세기의 공산주의자들
중화 미래주의: 새 하늘, 새 땅
중국 표준 2035: AI 신문명 창조
프롤로그_ 테크노-차이나의 귀환
입춘, 두 개의 올림픽 사이
하늘 밖에 또 다른 하늘
미래기술의 최첨단: 스페이스, 바이오, (그린)어스, 디지털
1장 스페이스 차이나
우주 기술, 혁명에서 혁신으로
대장정과 대항해: 달 탐사선 항아, 우주정거장 천궁
우주몽과 우주망: 위성 항법에서 기상 예측까지
코스모-사피엔스, 바이오-스페이스
우주의 날, 우주법, 우주 계획 2050
뉴 스페이스 뉴 비즈니스, 우주 스타트업
코스모-사피엔스, 공생자 행성에서 공생자 우주로
2장 바이오 차이나
생명공학의 최전선
뉴 노멀, 추격자 국가에서 선도국가로
바이오 붐, 신약 개발에서 유전자 분석 정밀의료까지
뉴 바이오, 질병 극복을 넘어 인공생명으로
인위자연, 인공진화
인공모기: 전염병 예방의 게임 체인저
인조인간: 맞춤 의학과 크리스퍼 베이비
인공진화: 생명을 디지털로 디자인하기
3장 그린 차이나
지속 가능한 지구와 그린 에너지
어스 테크, 에너지 믹스
전생 에너지: 발전소의 혁신
재생 에너지: 지하 자원에서 천상 자원으로
신생 에너지: 포스트-태양광 시대
그린 거버넌스, 그린 테크노크라시
미려 중국: 청정 에너지에서 기후 엔지니어링까지
그린 거버넌스: 권위주의와 환경주의
그린 테크노크라시: 전 지구적 생태 문명 건설을 위하여
4장 디지털 차이나
자율의 세기, 디지털 문명의 낯선 신세계
신상태, 디지털 금융에서 라이브 커머스까지
2020 디지털의 대전환, 스타트업의 대폭발
2035 디지털 경제, 디지털 사회, 디지털 정부
기축통화의 패권 경쟁, 글로벌 디지털 화폐
디지털 실크로드, 실리콘 시티로드
실크, 실버, 실리콘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시티브레인, 넷시티, 스마트-그린 시티
디지털 시티로드, 새로운 제국의 탄생
에필로그_ 디지털 동방, 테콜로지의 시대
인해전술: 데이터의 바다
테콜로지: 탈노동의 신새벽, 디지털 원시사회
디지털 동방: 무위자치, 천하위공
저자소개
책속에서
2024년 광둥성 주하이(珠海) 시에서 개최된 에어쇼의 야외 잔디밭에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전시물이 등장했다. 이른바 ‘성층권 풍력발전’ 시스템이다. 이 신기술은 헬륨으로 채운 부유체를 이용해 발전기를 성층권 고도로 끌어올린 뒤, 상층의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케이블을 통해 지상으로 송전한다. (…) 대류권에서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성층권으로 올라가면 풍력발전을 돌릴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간헐성의 한계를 기술적으로 돌파해낸 것이다. 앞으로는 구름이 하늘을 둥둥 떠다니며 비를 내려주듯이, 성층권 발전기가 이곳과 저곳을 주유하면서 주유소와 충전소 역할을 해낸다. 인공적인 전기구름, 일렉트릭 클라우드의 탄생이다.
지난 3년 사이, ‘중국 제조 2025’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2035년까지 기술적으로 일본과 독일을 능가하고, 2045년에 미국마저 앞질러서, 2049년 건국 100주년에는 초격차․초일류 국가로 복귀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2035년에 세계의 표준을 중국이 만들겠다는 훨씬 담대한 목표로 수정되었다. 재차 강조하건대, 다보스 포럼이 설파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아니다. 작금은 산업 문명에서 디지털 문명으로 이행하는 문명사의 대전환기다. 디지털 문명의 제1차 국면이었던 인터넷 시대에는 미국이 압도적이었다. 제2차 국면인 AI 시대에는 중국이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제3차 국면으로 예상되는 양자(量子) 문명은 어느 나라가 선도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 문명의 표준국가가 되려면 테크놀로지가 관건이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와 반도체가 가장 중요하다. 중국은 인구 14억이 뿜어내는 빅데이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딥시크 딥쇼크로 인공지능 또한 미국에 못지않음을 과시했다. 가장 취약한 지점이 바로 반도체다. 미국과 한국과 대만에 견주어 실력이 달리는 아킬레스건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2025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반전하고 있다. 화웨이와 알리바바가 원투 펀치가 되어 엔비디아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반도체 기술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빅테크들이 솔선수범하여 반도체마저도 자립에 성공할 기세다. 이 맹추격과 대역전의 추세에 야심만만한 스타트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