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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128531
· 쪽수 : 142쪽
· 출판일 : 2019-10-30
책 소개
목차
1부 우주를 쪼개다
물봉선
피닉스
냉동실
플래시,
검정 핸드벨
송곳니 자국
강물 위로 떠오르다
우주를 쪼개다
모른다고 하였다
느티나무 따라왔네
양말
검정 생콩
줄지어 흘러내리다
도피안사 금개구리
2부 마술사의 입
철대문
호암산 호압사
땀 전문가
작은 발
지도박물관
벤자민
목화
부족을 잃다
신도시 개발 구역
한 달 고양이
등뼈 울음
허공 식탁
시간의 역에서
단정한 침묵
3부 연고 한 통 같은 말
해쑥
나이테 탁자
유리벽지의 집
서내
어처구니
종합검진
블루베리 눈동자
민머리 까치
월아천
용은별서를 지나며
벽돌공장이 있는 풍경
숲 해설가
북향
연고 한 통
4부 그가 듣고 있다
홀드
겨울방학, 일직
유리 아티스트
그가 듣고 있다
열에 아홉은 회색늑대
사이클로이드 커브 빗방울
그림자 눈에게
훌훌 넘어가는 사람
가트의 그릇
얼굴 한 장
접힌 자국
초록새를 담아오다
레드우드 숲에서
점핑 고양이
해설
시간과 시선의 몽타주
- 김태선(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디서 무슨 일 있었구나
마당가에 네 만신창이를 들이던 저녁
절뚝이는 다리, 엉겨 붙은 피
꼬리마저 짤막하구나
─ 「점핑 고양이」 부분
출산이 가까워지자 의사는 말했다
여자 몸이란 껍질이란다 아가야
여자는 아득한 협곡에 몸을 던지듯
외마디 비명도 없이 호흡을 놓친다
온몸을 휘감는 검은 물풀들,
여자가 급류에 쓸려나간다
여자 입술에 물을 적셔주니
흰 가운들 손에 불쑥 돋는 힘줄,
수문이 왈칵 열린다
탯줄로 이어진 아기는 응애애애,
푸른 단풍잎 손으로 허공을 쥔다
여자가 숨을 트며 강물 위로 떠오른다
― 「강물 위로 떠오르다」 부분
비행기는 언제 올지 오지 않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하였다
연착한다는 안내표시등 한 줄 뜨지 않았다
사람들은 연신 줄담배를 피우고
나는 로비를 몇 바퀴나 돌고
하릴없이 아이스크림을 핥다가
마침내는 쪼그리고 앉아 지루하게 졸았다
항의하는 나를 마주한 공항 여직원 가슴께 걸린
얼굴 사진이 흐릿하게 지워져 있어
내가 가야 할 길마저 희미해 보였다
비행기는 오지 않고
결리는 허리뼈를 아주 잊을 때까지 오지 않고
우루무치행 비행기는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른다고 하였다
― 「모른다고 하였다」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