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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노이아

메타노이아

오성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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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노이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메타노이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205621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0-05-15

책 소개

사랑에 눈먼 시인의 노래. 어느 가을날, 시인의 자갈마당에 무심코 나비들이 날아든다. 그중 한 마리가 댓돌에 잠시 앉았다 풀풀 날아가고 문득 떠나버린 사랑을 떠올린다. 그 사랑은 요즘 말로 심플하게 떠난 게 아니라 내게 시름을 한가득 안겼고, 내 사랑은 결국 눈이 멀었다. 그런데 시인은 그 떠난 사랑을 원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리워한다. 시인의 마당이 자갈인 이유를 비로소 알겠다.

목차

1부
들국화 따기·10

2부
손바닥 그림·18

3부
귀촌일기·34

4부
노년의 뜰·64

5부
메타노이아·82

해설
박석근 | 자갈마당에 핀 꽃들·116

저자소개

오성근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197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희곡), 1989년 제9회 크리스찬 신인문예상(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목에서 목마름까지』, 3인시집 『태초의 바람』, 4인시집 『달 바람 돌 풀』(1, 2, 3, 4집)이 있다. 희곡집으로 『우리동네 성냥공장』, 『파랑새 절벽을 날다』, 『세상에서 가장 먼 포구』 등이 있다. 공연작품으로 <데이신따이>(제16회 전국연극제), <성냥공장 아가씨>(인천연극협회), <사슴아, 사슴아>(극단 십년후, 제24회 인천연극제 대통령상 수상), <울 밖에 선 봉선화>(제25회 인천연극제, 극단 피어라), <도원을 가다>(제30회 인천연극제, 극단 피어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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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꽃들에게 고개 숙여야 한다는 것은 절대적 겸손의 은유적 표현이다. 가난한 시인의 현재 모습을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히 푸른 나무에 비유된다. 열매 없는 나무가 쓸모없는 나무는 아니다. 잎이 무성하다는 것은 아직 꿈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식물에게조차 머리를 조아리며 극도로 겸손해진 시인은 마침내 신의 부르심을 듣는다. 그런데 그곳은 푸른 초원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자갈마당이다. 시인은 그곳으로 기꺼이 가고자 한다. 자갈마당은 무거운 십자가의 다른 이름이다. 신앙인은 십자가를 지고 그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사람이다. 낙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십자가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러니 역설적으로 십자가 고통은 축복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십자가의 길은 더없이 지난하고 고독하며 때로는 짐승처럼 잔인하고 독하고 숨 막힌다. 그 길의 과정에 시가 창작된다.

문패 없는 내 집 마당은
어느덧 가을 나비들의 통로
햇볕만 따가운
향기 없는 자갈마당을 어찌 찾아오는가
빈집 댓돌에 엎드려
잠시 여신처럼 잠들려는 걸까
내 시름 한가득 지고 지금 막
고추밭 너머 사라지는 눈먼 사랑이여
― 「노년의 뜰 4」
― 박석근(소설가)


1부 들국화 따기

들국화 따기

1.
내일 다시 초평草坪에 가리
저수지 건너 산골로 들어가면
목장 사슴 우는 소리 메아리로 비끼고
계곡에 만발한 들국화
잉잉거리는 벌들의 코러스
넋 나간 듯 낙원에 스며들기 위해

2.
들국화 속에 몸 던져보면 알리
꽃송이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목숨
시퍼런 낫으로 베어버리니
칼날에 베인 독한 향기
그늘진 골짜기에 진동하고
벌 한 마리 수고가 헛되고 헛되네

3.
잔인하게 독하게 숨 막히게
한 마리 짐승으로 향기에 취해
내 목숨 버히고 버히니
초평호에 잠기는 별빛보다
잔물결에 흔들리는 들국화보다
그 모두를 합친 것보다 향기로운 숨결이여

4.
어느 물안개 낀 새벽
잠든 수면에 소리 없이 미끄러져
자취 없이 사라진다 해도
천천만만의 들꽃보다 귀한 내 넋을
초평의 하늘과 물이 가르쳐 줄까
이토록 늦게 깨달은 자 있을까

5.
평생 살 것도 아니면서
액자를 바람벽에 걸었다 떼었다
다시 걸기 몇 번인가

퇴락한 농가 문패는 안 보여도
집안에 산수화 한 폭 걸면
나도 어엿한 집 주인

집과 풍경은 본래 내 것은 아닌데
평생 떠돌이로 사는 나
어찌 주인이길 바라랴

난세에 버리지 않은 고화古? 한 점
실경 산수에 초가 한 칸 그윽하니
이제부터 그 속에 들어가 살리라

6.
밥 먹고 술 마시고 시 쓸 때도
벽이 있어 다행이다
둘러앉아 마주 보는 가족은 헤어진 지 오래
천정 낮은 부엌에 반듯한 식탁 있어
차 한 잔 올려놓으면 다탁이 되고
책을 올려놓으면 서가가 된다
이게 다 벽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흙벽이든 바람벽이든
벽화를 치면 더욱 좋으리

7.
지나가는 구름그림자 보거나
놀다가는 참새 수다 듣거나

들풀 무성한 자갈마당에
빛바랜 의자 하나 있으니

허리 굽은 몸종처럼 늑골을 드러낸
저것은 가구인가

등 돌리고 앉은 등의자
오늘도 누구를 기다리나

8.
불 켜두고 나온 집 근처에서
길을 잃었네
구름 사이로
시냇물에 씻은 듯 비치는 맑은 얼굴 하나
둔덕길에 찍히는 내 발자국
소실점처럼 사라졌네
낮익은 곳에서 길을 잃고
달빛 따라 흘러가듯 걷는 길
불 켜고 나온 빈집
사방 둘러보아도
불빛 한 점 없더니
내가 나를 버리고
집마저 나를 버린 그 어디쯤
하늘에 뜬 희미한 별빛 한 점


2부 손바닥 그림


손바닥 그림

1.
너는 아니지
마지막에 남을 자
너는 아니야
그래서 내가 있다

자랑할 것이 네게 있고
내 가진 것은 거품
악어처럼 하마처럼
입 벌린 하품일 뿐

2.
어둠 속에 누가 있는가
밤이 너무 깊어
빛을 모르는 오지奧地
그곳에 누가 먼저 왔던가

그가 내게 와서
대신 어둠이 되어주고
나는 새벽으로 밝았으니
마지막 날 같은 나의 하루

3.
나는 아니지
마지막에 남을 자가
나는 아니지
그래서 네가 있다

홍수로 사라질 세상에
풀잎 배라도 띄워
돌아갈 곳 하늘나라
여기는 내 땅이 아니지

4.
나도 날 알지 못하니
잠시 잊고 있는 사이
창밖의 단풍나무
실내를 기웃거리는 사이

시내 건너 산길로
노랑나비 앞장서 날아가면
문 열고 따라 나가리

때로 길 잃지만
나를 아는 듯
오래 기다렸다는 말 한마디
들을 수 있다면

5.
목이 잠기는 외로움
밤이 너무 길어
기도를 시작할 저녁 어스름부터
새벽 여명까지

쓰디쓰지만
입안에 고이는 달콤한
고통의 시작과
잘 끝낸 마침표

사흘 길
그 음성 못 들으면
또 하룻길
새벽을 깨우리

광야 넘어 광야
무엇을 거부하랴
마지막은 독배毒盃
입과 귀를 닫으리

6.
네발짐승 중에
고개 숙일 줄 아는 건
너뿐

머리 든 짐승 모두
수천수만 마리
오늘은 고개 숙여 섰구나

목이 길어서가 아니라
목이 말라서가 아니라
지금은 초식동물의 계절

네 헐거운 턱과 선한 눈
잠시 나를 바라보렴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나를 보렴

걸을 수 있는 목숨 모두
왜 머리 숙여 땅을 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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