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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사/불교철학
· ISBN : 9791189688530
· 쪽수 : 9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부 선수행의 과정과 그 실천에 관하여
제2부 역대 십우도
저자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서 말하는 소는 자기 생명의 진실한 본성, 진성 혹은 불성을 비유하거나 상징한다. 여래장 계통의 사상을 들어 살펴본다면 여기에서의 불성은 곧 여래장 혹은 여래장의 자성 청정심?淨心이다. 이는 중생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진심이고 성불에 이르는 잠재력 혹은 그 바탕이다. 선과 이러한 여래장의 사상은 깊은 연관이 있다. 아홉 번째 도·송인 '반본환원'의 서문에 나오는 "본래 청정하여 한 티끌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는 관점으로 볼 때 십우도송의 사상은 여래장 계통과 아주 비슷하다. 그러므로 여기는 진성이 포함되어 있으며 소를 상징하고, 청정심을 의미한다. 여기서 소는 심우心牛를 가리킨다. 이 심우는 우리의 진실한 주체 혹은 주체성subjectivity이다. 이는 여래장 계통의 사유방식과는 다르다. 이는 먼저 청정한 진심을 인정하고 이를 깨달음과 성불의 근거로 여겼다. 중생은 이 진심을 갖고 있다고 해도 현실 생활에서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왜냐하면 생활 속에서 이러한 진심이 자취를 감추게 되기 때문이다. "깨달음을 등진 까닭에 멀어지게 되었고, 티끌세상 향하다 마침내 잃어버렸다." 여기서 깨달음은 진심 혹은 심우에 대한 자각이다. 티끌세상은 세상을 살아가는 번뇌로써 심우를 잃게 만든 요소이다. 번뇌를 잃고 심우를 되찾아야만 깨달음을 얻고 성불할 수 있다. 깨달음을 얻고 성불하는 경지는 절대적인 것으로서 득실이 없고 시비가 없다. 심우를 잃게 되면 마음이 식심識心이 되고 마음에 허망한 것들이 가득 들어차게 된다. 그러면 "얻고 잃음의 불길이 타오르고, 옳고 그름의 칼끝이 일어난다."
여기서 '잃어버린 소' 즉, '진실한 자기', '본래의 자기'는 임제의현이 말하는 '무위진인無位眞人 a true man of no rank'과 통하며 히사마츠 신이치는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명Formless Self'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생은 원래 부처이며", "모든 중생은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서 부처 혹은 불성은 내재적인 것으로서 밖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불성은 무명에 가려져 자기를 잃고 잠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생명으로 하여금 외부의 감각 대상에 따라 발끝을 움직이게 한다. 그래서 공부가 필요한데 무명의 객진客塵을 걷어버리고 불성의 광명을 밝힐 때 '소'는 돌아와 '심회尋回'의 '심우心牛'를 이루게 된다. '소'를 잃어버렸지만 소는 바깥으로 나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자기 생명 속에 있었다. 그러므로 진정한 심우는 생명 속에서 찾아야 하며 외부에는 심우가 존재하지 않는다. 도·송에는 숲속에 가서 소를 찾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상징적인 비유일 뿐이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